살찌는 소리가 들린다.
"뭐, 그럼 감자전은 없던 걸로"
그렇게 합의를 본 후 얼마나 앉아 있었을까? 뱃속에서 천둥이 치기 시작합니다.
포기했던 감자전이지만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고 있었던 것이죠.
"그럼, 내가 감자는 갈아 줄 테니, 당신이 부쳐"
"오케이, 알았어"
강판에 열심히 씨알이 좋은 감자 세알을 갈았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은 것 같아서 독서실 간 아이가 돌아오면 남는 건 해 치울 거란 생각을 했지만.... 오산이었습니다.
막걸리는는 없고, 맥주는 있으나 너무나 어울리지 않고, 작은 소주가 있는데 오늘은 네가 제격이다.
전은 붙이는 족족 순삭 되어 버리고, 술을 마시지 않은 아내도 소주 한잔을 입에 털어놓고 "캬" 소리를 내며 감자전을 간장에 찍어 입으로 밀어 넣고 그 맛을 음미합니다.
"아, 써. 술을 도대체 왜 마시는 건지 모르겠네?"
그러나 그 쓴맛도 감자전이 모두 흡수해 버렸는지 이내 감자전으로 젓가락이 또 달려갑니다.
아이에게 남겨 줄 감자전 같은 건 없었습니다.
이렇게 오늘 운동한 것을 한방에 채워놓았으니 내일은 또 더 열심히 운동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기분 좋게 함께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이런 것이 행복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