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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필리아노 Nov 21. 2023

스몰 트라우마

한 걸음 내닫기

잠을 자다 잠시 잠에서 깨어난 것 같기도 하고 꿈인 것 같기도 몽롱한 상태에 빠졌던 것 같다. 요즘 글쓰기에 소홀해진 나를 채찍질하기 위한 것 같은 기억이 희미하게 머리를 맴돈다.


무언가 글감이 생각이 나서였는지 열심히 머릿속으로 글짓기를 이어가다 글로 남기지 않으면 또 잊혀 버릴 것이란 생각을 더한다. 그러다 자리에서 일어나 글로 적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더하지만 일어나지는 못했다. 꿈이었나 보다.


눈을 뜨고 있을 때도 이런 상황들이 많이 일어난다.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있다가도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오는 다른 생각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작은 수첩을 하나 사서 들고 다닌다. 스마트폰에 기록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그때의 생각들을 자꾸 고쳐 적는 일이 생기고  생각했던 방향에서 멀어지기도 하여 손글씨로 쓰기로 했다.


작심삼일은 아니었지만 어느새 수첩은 가방 속에 처박혀 잠을 자고 있었다. 다시 꺼내어 들어 마지막 생각을 정리한 날이 한 달이 다되어 간다. 가방 속에서 숙면을 취하고 있는 수첩을 깨워 다시 주머니 속으로 잠자리를 이동시켰다.


이런 상황이 일어난 것에는 분명 이유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 사이 나는 많이 바쁘기도 하고 멘털이 털려 한 동안을 살았다. 그런 생활 속에 나는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데 집중을 할 수 없어  OTT에 빠져 살았다.


이런 상황을 스몰트라우마라고 부른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스몰트라우마도 우리가 알고 있는 트라우마 못지않게 삶을 뒤 흔들어 놓는다.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듯해도 스몰트라우마에 지배되어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제 조금씩 벗어나려고 한다. 그러려면 또 하나의 산을 넘어야 하기는 하다. 그 산을 넘을 용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산을 넘고 싶지 않은 생각 속에 갇혀 있었지만 계속 그 안에 있을 수는 없다.

한 걸음 내딛으며 그 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럴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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