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 뒤 날씨가 따뜻해졌지만 비가 남기고 간 한 껏 물기를 머금은 대지에서는 싸늘함으로 가득하다. 아직 겨울이기 때문이겠지.
비가 오면 대지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흠뻑 젖어 들어 메마른 갈증을 해소하고 대지 위의 생명들을 깨어나게 하고 성장하게 한다.
우리 삶에서도 비가 오는 날이 있기 마련이다. 자연의 섭리대로라면 그 비는 맞아도 해가 되지 않지만 우리는 우산을 펴고 가능하다면 그 비를 피하려고 한다. 우리가 자연과 같이 묵묵하게 피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들을 할 때 더 빛나고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자연이 그런 것처럼.
비가 올 때 비도 맞아보고 쏟아지는 햇살도 맞아보고 그러면서 성장하는 건데 우리는 비를 피해 우산 속으로 숨으려 하고 햇살을 피해 그늘로만 숨으려 한다. 가끔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이해해 보려는 노력이 억지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