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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하루를 위한 시작

by 노연석

하루를 완벽하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완벽하다는 것은 어디까지인가?


나름대로 완벽한 아침을 만들어 보려는 노력을 한지 꽤 오래되었다. 여기서 완벽한 아침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내리자면 중년에 접어들고 중년의 시간들이 쌓여 가며 찾아왔던 각종 몸의 이상 증후군들을 이겨내기 위한 발악이다.


매년 받는 건강검진에서 이상징후가 발생한 5~6년 전으로 올라가 보면 아버지가 달고 사셨던 당뇨가 반갑지 않게 내 몸에도 찾아온 것이다. 당뇨 확정은 아니었지만 전단계라는 신호는 그냥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당수 치는 올라가고 당화혈색소의 수치도 올라가고 있다. 사실 지금은 거의 당뇨 의심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이지만 그간 매일 아침 실행하는 루틴이 그나마 지연시켜주고 있다고 믿는다.


이상징후를 알게 된 후로부터 지금까지 식단 조절을 통해 천천히 7Kg을 감량했다. 덕분에 뱃살도 거의 없어 옷을 입을 때도 배가 불룩할까 봐 걱정하지는 않는다.


처음 시작은 샐러드와 사과 1개로 아침을 시작했다. 그렇게 2년을 루틴을 지키고 나서 5kg을 감량할 수 있었다. 워낙 마른 몸이라 5kg은 엄청난 양이다.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마다 살이 왜 이렇게 많이 빠졌냐고 묻는다. 그럴 때마다 이 과정을 설명하지만 그 횟수가 늘어날수록 설명하는 것이 귀찮아진다.


샐러드는 드레싱 없이 그대로 먹었는데 2년쯤 지나고 나니 변화가 필요했다. 먹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슬슬 풀냄새가 나며 조금 역해지기도 한 것이 이유였다.

변화를 준 것은 샐러드를 빼고 달걀 2개로 대체를 했고 2년 넘게 루틴을 유지하면서 몸무게도 계속 유지를 했는데 어느 순간 몸무게가 2kg 정도가 더 빠지면서 이제 더 빠지면 건강에도 문제가 될 것 같아 얼마 전부터 양배추와 방울토마토를 몇 알을 추가했고 사과는 반쪽으로 줄였다.

몸무게는 매일 아침 일어나 체크를 하고 앱에 기록을 한다. 기록을 한다고 해서 다시 들여다보는 일은 거의 없지만 가끔 이렇게 변해 왔구나 그 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위안을 삼아 본다.


사실 식단을 그렇게 바꾸고 실행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긴 시간 동안 유지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거다. 유지를 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지병 때문이기도 하고 늘 잘 챙겨주는 아내가 있어서다. 아내의 공이 가장 크다. 그러다 보니 첫 시도를 하고 꾸준히 유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었고 그 습관은 이제 신경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실행이 되는 전자동 루틴이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하루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 정신도 차리지 못한 채 입으로 꾸역꾸역 먹을 것만 밀어 넣던 시간에 다시 명상이라는 시간을 끼워 넣었다. 이른 식사를 하기 전에 수행하는 루틴들이 있지만 다시 명상을 끼워 넣은 것은 언젠가부터 흐트러져 버린 정신들을 정리하고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서다. 해야 할 일들에 조금 더 집중하게 하고 불편한 마음들을 내려놓고 화가 나는 상황들에 평정심을 되찾을 줄 아는 나로 만드는데 명상을 이용해 본다. 명상을 위해 30분 더 일찍 일어나야 하기는 하지만 밤새 굳어진 몸을 스트레칭으로 먼저 풀어 편안하게 만든다. 가부좌를 하고 문을 감고 손은 무릎 위로 편안하게 올려놓고 심호흡을 하며 들어오고 나가는 공기에만 집중을 한다. 정신이 흐트러지면 다시 호흡으로 돌아오고 다시 돌아오기를 하며 모든 생각을 밀어내고 온전히 나를 비운다.


명상은 전에도 해 봤었지만 지금은 호흡에 집중하고 내 몸을 바라보는 것에만 집중한다. 감사, 확신, 자신감 등의 주제들로 채웠던 때와 다르게 지금은 오롯이 내 몸을 바라보는 것에만 집중한다. 다시 시작을 했지만 처음 하는 것처럼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렇게 살아간다고 완벽한 하루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은 효과가 분명히 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때에도 그랬고 평생 읽지도 않던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도 그랬다. 스스로를 조금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주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르게 만들어 주기도 했었다. 지금은 나태해진 나를 바로 잡아 보려는 시도로 명상을 다시 시작했고 이것을 실행하게 하는 생각과 행동에서 이미 육체적, 정신적 회복을 하고 있어 하루가 조금은 더 완벽해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100% 완벽한 하루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명상을 통해 잡생각들을 비워내고 건강한 식단으로 배를 채워 얻은 에너지로 비워진 공간을 다시 채우며 그 채움의 과정을 통해 흐트러진 나를 바로 잡는 것으로 완벽한 하루가 되었다고 믿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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