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EOSIGNER Dec 19. 2020

애 아빠의 재택 근무기

이 글을 회사가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멋져 보였던 재택근무



코로나로 인해 세상의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그중 직장인들에게 가장 크게 와 닿은 것은 아마 재택근무라는 근무형태의 변화일 것이다. 주로 스타트업에서 들려왔던 이 근무방식은 이제 보편화되었고 앞으로도 그 방식이 유효할 것 같다. (누군가 그랬다 이제 코로나 이전의 삶은 더 이상 없다고)


나도 이렇게 재택근무할 줄 알았다


직장인의 재택근무에는 환경에 따른 차이가 있다. 집이 넓은 사람은 뒷 배경이 그럴싸해 보일 것이고 서재가 있는 사람은 여느 전문가 뉴스 인터뷰 화면처럼 책장을 배경으로 화상회의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집에 유치원이나 어린이 집을 가지 않는 아이가 있느냐 없느냐이다. (여기서 아이는 초등학생 이전의 아이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알림


지금 현재 3주째 재택근무 중이고, 코로나 사태로 인한 기간을 합치면 약 2달 동안 재택근무를 해보았다. 결론적으로 아이가 있는 애 아빠에게는 재택근무가 쉽지 않다. '재택'은 확실히 되는데 '근무'가 잘 안된다.  (당연히 회사에는 비밀이다..). 아무래도 가장 큰 원인은 나뿐만 아니라 아이도 '재택'을 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렇다고 비효율적인 근무를 언제까지 할 수는 없다. 애 아빠로서 2달여간 재택근무를 하면서 느낀 점을 적어보았다. (팁까지는 아니어도 한 번쯤 고민해볼 만하지 않을까?)


  

 1. 절대 츄리닝은 안된다


출근할 때 츄리닝을 안 입는 것처럼 여느 때와 같이 아침에 씻고, 기본적인 단장을 꼭 해야 한다. 절대로 잠자는 복장이나 너무 편한 복장은 금물이다. 넥타이에 셔츠까지는 아니더라도 언제라도 밖에 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복장이 필요하다. 재택근무를 하는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아이에게도 아빠가 쉬는 게 아니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


굳이 이렇게 까지는..





2. 업무 공간을 인지시키자   


예전에는 그냥 책상이었지만 이제는 아빠가 일하는 공간임을 주기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업무시간에는 업무공간에 되도록 오지 못하게 하는 것도 좋다. 아이랑 무엇을 하더라도 업무공간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하는 게 필요하다. 아이를 봐줄 사람이 있다면 꼭 문을 닫고 업무를 하는 게 좋다.


나도 저런 책상에서 근무하고 싶다.



3.낮잠을 자지 말자


회사에서는 점심시간에 잠깐 낮잠도 잘 수 있겠으나 재택근무 시에는 안 자는 게 좋다. 아빠가 쉬는 것 같다는 인상을 주기 가장 좋은 게 낮잠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츄리닝 바람에 점심 먹고 낮잠까지 자는 아빠를 보면 아이는 오늘이 일요일이라 생각할 것이다.) 물론 아이의 낮잠은 언제나 환영이다.




4.오전, 오후 30분은 놀아주자   


집에만 있는 아이가 혼자 놀 수 있는 건 분명 한계가 있다. 업무시간에 물론 딴짓을 하면 안 되겠지만 (응?) 오전, 오후 30분씩은 아이와 같이 장난을 치거나 하다못해 같이 집 앞 슈퍼라도 같이 다녀오자. 아빠랑 같이 무언가를 했다는 게 충족이 되면 나머지 시간을 혼자 보내기 훨씬 수월해할 것이다. 재택근무 초기에 아이에게 자주 들었던 말이 '왜 아빠는 집에 있으면서 같이 놀지 않느냐'인 것처럼 같이 무언가를 하는 게 중요하다. (여하튼 혼자 놀고 있는 모습은 보기 안쓰럽다.)


놀이터에서 하는 술래잡기 놀이를 추천한다.





5. 가끔은 아이와 같이 업무를 하자   


모든 애 아빠들이 재택근무 시 아이를 놀게만 하지 않을 것이다. 학습지도 있을 것이고 책도 읽어야 하고 아이도 나름 업무(?)가 꽤 있는 편이다. 가끔은 식탁에서 아빠는 업무를 아이는 학습지를 같이 하는 것을 추천한다. 업무효율은 비록 떨어지겠지만 아빠랑 무언가를 같이 한다는 느낌도 주고 아이의 업무 부담도 덜어 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의 업무가 끝나면 서로 쿨하게 아빠는 업무 공간으로, 아이는 놀이공간으로 각자 즐겁게 갈 수 있다.


아빠는 업무를 아이는 소마셈을



물론 가장 좋은 재택근무 환경은 아이가 유치원을 가는 것처럼 혼자만의 환경을 갖추는 것이다. 나 또한 여느 재택근무자들처럼 스터디 공간이나 카페에서 허세도 떨어보고 싶지만 그게 안된다면, 아이와 한 공간에 있어야 한다면 어느 정도의 명확한 선을 긋는 것이 아이나 아빠에게 모두 좋을 것이다.


'재택'만큼 '근무'도 중요한 요즘이다.


우리 모두 행복한 재택근무를


작가의 이전글 궁극의 단순작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