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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나물 Jul 09. 2021

스바르가 드비자 아사나

요가와 기독교 사이에서

 스바르가는 천국 혹은 극락이란 단어이고 드비자는 새라는 단어이다. 극락에 있다는 이 새는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자세이다. 처음에는 그저 다리선이 이뻐진다는 말에 혼자 열심히 흉내만 냈지만, 지금은 선생님께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게 되는지 적극적으로 물어보곤 한다. 처음 요가를 시작할 때에는 그저 몸매를 예쁘게 해주는 단순한 체조의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스승님에게 좋은 가르침을 받는 시간이 되어간다. 그렇게 서서히 내 인생에서 생각보다 요가는 큰 영역이 되었고, 그렇게 되어가는 과정도 싫지 않았다. 이렇게 점점 요가에 빠져들어가니 종교와 만나는 부분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마 이 부분은 모든 현대 요가 수행자에게 고민스러운 부분일 것이다.

 몇 년 전, 내가 가르치던 학생 하나가 자꾸만 허리가 아프다기에 요가를 권했다. 몇 달이 지나서 그녀는 엄청나게 화를 내며 요가를 그만둘 것이라 했다. 이유인즉슨 지금까지 자기는 태양이라는 우상에 절 해왔던 것이고,  나 때문에 속아서 십계명을 어기게 되었다고 하셨다. 그분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셨고, 오늘 아침 수리야 나마스카라를 '태양 경배 자세'라고 부르는 선생님을 만나셨고 이에 엄청 화가 나신 거였다. 그땐 나도 요가에 대한 이해가 없는 터라 죄송하다고 얼버무리고 말았다. 서양에서도 이런 충돌은 큰 고민거리인지 만트라 대신 성경 구절을 암송하거나 아사나 이름들을 바꾸어 부르는 요가가 생겨났다고 한다. 한국의 일부 기독교 종파에서는 요가를 이단 행위로 여기기도 한다.

 몇 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요가의 종교적 색채는 나 스스로에게도 항상 애매한 부분이다. 오늘 도서관에서 책을 찾다 이에 관련된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동양의 고전 철학책부터 인도의 철학책, 그 뒤는 서양 철학책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바로 뒤에는 불경과 관련된 서적과 기독교 서적들이, 맨 마지막에는 행복과 명상에 대한 책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책 제목들을 순서대로 따라가다 보니 모든 책들이 어쩌면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과 정신을 일치시키고자 하는 요가와 신과 나를 일치시키고자 하는 성경은 어쩌면 비슷한 접점에 맥락인 것 같기도 하고, 찬송가는 만트라로 기도는 명상으로 이름만 다르게 쓰여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어느 종교에서나 사랑과 관용을 가르치는 것 또한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것이 틀림없다.

 만약 내가 그날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분께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태양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떠오르는 태양에 감사한다고 생각해보면 어떠세요. 요가를 통해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만드시고, 교회에 가서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신다면 천국에 분명 조금 더 가까워지실 거예요'라고.


오직 거룩하고 깨끗하게 생활하는 사람만이 

신을 기쁘게 할 수 있다. 

- 칸트



그림: 복부인 (https://blog.naver.com/supernut9)

그림을 사용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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