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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나물 Jul 11. 2021

우파비스타 코나사나

통증을 다루는 법을 배우는 시간

 박쥐처럼 날개를 쫙 핀 모습으로 바닥에 드러눕는 우파비스타 코나사나 자세는 상당한 통증의 시간을 보내야만 완성된다. 요가를 수련하다 보면 통증을 느끼기 마련인데, 이것이 괜찮은 것인지 안 괜찮은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렇기에 우리는 선생님들과 함께 수련을 해나가는 것이고, 전적으로 그들의 지도를 믿고 따라야 하는 것이다. 유명한 요가 스승 파타비 조이스는 초심자에게는 수리야 나마스카라(태양경배자세)만 수련시켰다고 한다. 몸에게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는 데는 적어도 12개월이 필요하고, 그 이후가 되어야 통증을 다룰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 한다. 서두르면 부상을 당하게 되고, 부상을 당하고 나면 자세가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파타비 조이스의 제자 리노 밀레는 끊임없는 수련 말고도 두려움을 다스려야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스스로를 밀어붙이지 않으면서도 두려움을 극복해야 하는데, 특히 다른 이들과 자신을 비교하여 경쟁적으로 다가가게 되면 부상을 입기가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고도 한다. 요가는 잘한다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으며,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살펴보는 일련의 수련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수련하는 것은 좋은 자극제가 된다. 나 역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수련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나도 모르게 나를 몰아붙이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나를 조금 더 성장시키는 좋은 자극제가 된다. 다만 무리하게 자세를 완성하려고 조바심을 내는 것을 경계하고 무리하지 않도록 스스로 마음의 고삐를 단단히 잡고 있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수련을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반복되는 기본자세들을 통증 없이 해낼 수 있게 되고, 버텨내지 못하던 팔다리가 조금씩 단단해지기 시작한다. 근육이 하나도 없던 나는 수리야 나마스카라를 완벽하게 해내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반년 즈음 매일매일 요가를 하고 나서야 두 팔로 내 상체를 천천히 내리며 짜뜨랑가를 해낼 수 있었고, 이년 즈음이 지나서야 가슴을 바닥에 대고 양 발 끝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아직 할 수 없는 많은 자세들이 있지만, 그 자세들도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자세를 완성해나가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우리 모두가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속도로 자신의 자세들을 완성해가기를.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우리 자신이지 요가가 아닙니다.

리노 밀레, <아쉬탕가 요가> 중에서



그림: 복부인 (https://blog.naver.com/supernut9)

참고자료: 아쉬탕가 요가 (리노 밀레 지음, 홍승준 옮김, 양중석 감수)

그림을 사용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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