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마시긴, 맛없어도 정말 시원하니까
보통 사람들에게 없는 독특한 취향이 내겐 있다. 사실 내 주변에서 이런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이는 바로 탄산수를 즐겨마신다는 것이다. 아무리 TV에서 탄산수 광고를 많이 한다지만 내 주위엔 탄산수 마시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 하지만 난 물보다 탄산수를 더 즐겨마실 정도로, 내 탄산수를 향한 애정은 특별하다.
탄산수만의 톡 쏘는 시원한 느낌은 최고다
내가 처음부터 탄산수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사실 탄산수를 처음 접한 것은 초등학교 때 유럽여행에서였을 것이다. 프랑스의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 물 대신 탄산수가 나왔었다. 그땐 어린 입맛에 안 맞았었는지, 다른 물을 달라고 징징 댔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대학생이 되었는데 학교 음료수 자판기에 탄산수가 있는 게 아닌가. 옛 추억을 생각해서 한 병 뽑아서 마셔보았는데, 역시 나이를 먹어서인지 입맛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때 이후부터 난 학교에서 수업을 들어가기 전엔 항상 탄산수 한 병을 뽑아서 교실에 들어간다. 탄산수만의 톡 쏘고 시원한 느낌은 어떤 음료수로도 따라잡을 수 없다.
내 주위엔 이런 내 탄산수 사랑을 이해 못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워낙 자주 탄산수를 들고 다니니까 탄산수가 그렇게 맛있냐며 호기심에 한 모금 마셔보려는 친구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딱 한 모금만 마시고 인상을 찌푸린다. 이 맛없는걸 왜 먹냐며 괜히 '있어 보이려고' 마시는 게 아니냐 놀리기까지 한다. 차라리 사이다를 마시거나 그냥 시원한 물을 마실 거라고 하기도 한다.
탄산수는 맛으로 먹는 게 아니다
사실 탄산수를 정말 객관적으로 음미해보면 정말 맛은 없다. 정말 맛을 느끼려고 탄산수를 마시는 거라면 꼭 말리고 싶다. 하지만 난 탄산수를 맛으로 먹는 게 아니다. 음료수는 살찌고 몸에 안 좋으니까 안 마시는데, 탄산을 느끼고 싶어서 마시는 것이다. 몸에 나쁘지도 않으면서 톡 쏘는 청량감 있는 탄산수는 아침에 수업 들어가기 전 멍한 내 머릿속을 맑게 해주는데 부족함이 없다.
결국 탄산수는 음료수의 장점과 물의 장점을 섞어 놓은 기가 막힌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음료수의 청량감과 물의 건강함. 그냥 따분한 물을 좀 더 의욕적으로 마실 수 있게끔 해준다. 물 많이 마시면 몸에 좋다던데, 탄산수가 날 도와준다. 실제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탄산수가 다이어트와 변비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음료수와 물의 장점을 섞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내 옆에는 탄산수 한 병이 놓여있다. 내가 잠 오고 피곤한 아침을 상쾌하게 시작하는 건강한 방법이다. 혹시라도 탄산수를 마셔보지 않았다면, 꼭 한 번 시도해보길 바란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은 일반 음료수처럼 맛으로 마시지 말라는 것이다. 오히려 맛이 없기에 더 잘 느껴지는 청량감을 입 속 가득 느끼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