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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Apr 26. 2017

쓰기의 바이블이 여기있네?

데이먼 나이트의 <단편 소설 쓰기의 모든 것>



어렸을 때부터 '스토리 텔링'에 대한 욕구는 높았다. 혼자서 간단한 스틱맨으로 만화를 그려서 친구들과 공유하기도 했고, 노래 가사, 시 등등 많은 장르에 도전했었다. 하지만 그런 류의 '창작'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는지라, 어색하고 유치한 결과뿐이었다. 최근에도 책과 영화 서평만 남기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직접 짧은 소설에 도전을 하고 있다. 장편 소설은 내 능력이 되지 않을뿐더러, 쓸만한 아이디어 조차 없기 때문에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래서 실제로 몇 편 간단한 단편 소설들을 이곳, 브런치에 올리곤 했는데, 대부분 작품들은 유치하거나, 몰입력이 떨어지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나에게 진짜 단편소설을 제대로 쓰는 법을 알려줄 스승을 찾아 나섰다. 결국은 찾아냈다.  데이먼 나이트라는 유명한 SF 단편 소설 작가가 쓴 <단편 소설 쓰기의 모든 것>. 이름 그대로, 이 책은 단편 소설 쓰는 데 필요한 기초부터 심화까지를 전문가의 시선으로 친절하게 알려준다. 


아는 것에 대해서도 달리 바라봐야 한다

 <단편 소설 쓰기의 모든 것>이 말하는 단편 소설 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의식이라고 한다. 우리가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이 아이디어는 우리의 무의식에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 머릿속을 자연스럽게 스쳐 지나가는 아이디어를 냉큼 붙잡아서 소설로 써내는 것. 그런 순발력과 센스가 중요하다고 데이먼 나이트는 말한다. 이런 아이디어도 그냥 가만히 있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미 아는 것에 대해서도 어떤 식으로든 달리 바라봐야 한다. 아는 것에 쓰더라도, 그냥 쓰는 것이 아니라, '알아내서' 쓰는 것이 좋은 단편 소설 쓰기의 첫걸음이라고 한다. 


독자에게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보여줘야 한다

 그 밖에도  <단편 소설 쓰기의 모든 것>에는 인물, 배경, 장소를 설정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을 세세히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데이먼 나이트가  <단편 소설 쓰기의 모든 것> 전체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작가는 독자에게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주인공이 그저 '화났다'라고 말해주는 것이 아닌, '책상을 발로 찼다' 든 지, '미간을 찌푸리고 홱 뒤돌아 나갔다' 든 지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지 독자들은 소설에 좀 더 몰입이 될 수 있다. 


 <단편 소설 쓰기의 모든 것>은 단편 소설 쓰는 법에 대해서만 수록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책 말미에는 단편 소설 작가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누군가는 이런 현실적인 단편 소설 작가의 모습을 보고, 작가의 꿈을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힘들고, 배고픈 직업인 게 사실이지만, 그만큼 자유롭고, 내 모든 것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직업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작문의 '정석'

물론 내 꿈은 소설 작가가 아니다. 하지만 평상시에 소설을 잘 읽고, 가끔 소설을 써보는 사람으로선,  <단편 소설 쓰기의 모든 것>은 최적의 책이라고 보아도 무방했다. 이전까진 아무런 틀 없이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만 무턱대고 썼다면, 이 책을 읽고 난 후부터는 무너지지 않는 기초 위에 내가 원하는 작품을 써 내려갈 수 있을 것만 같다. 글을 써보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글을 다 썼는데 너무나도 유치하고 재미가 없다, 하는 사람은 데이먼 나이트의  <단편 소설 쓰기의 모든 것>를 꼭 읽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고등학교 때, 책상 위에 늘 <수학의 정석>이 있었듯이, 앞으로 당신의 책상 위엔  <단편 소설 쓰기의 모든 것>이 자리 잡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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