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구름일까 봐 두렵다.
요즘 하늘을 자주 바라본다. 답답한 마음을 뻥 뚫리게 하는 데엔 하늘만큼 시원한 그림이 없다.
떠다니는 건지, 하늘에 그냥 박혀있는 건지 모르겠는 그런 구름들을 바라보다가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저 구름은 그냥 저대로 멈춰있을 거 같다.'
그런데 한참 동안 하늘을 쳐다보다가 막상 화장실을 갔다 오거나 잠시 물을 마시고 갔다 오면
그대로 있을 것만 같았던, 하늘의 무늬 같았던 그 구름이 사라져 있다.
어느샌가 새로운 구름이 다시 눈 앞에 떠 있고 지나간 구름은 바람에 흩어져 다시 찾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두렵다. 움직이지 않고 늘 내 옆에 있을 것만 같은 지금이, 당신이.
내 그림자, 무늬, 내뱉는 숨 같은 당신이
잠깐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에
잠깐 책 한 권을 읽고 온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사라져 있을까 봐.
그리고 영영 다신 찾지 못할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