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늘 처음이다
이별의 순간은 마치 수능 성적표를 받는 순간과 같다.
이미 가채점을 해서 어떤 과목을 망쳤는지 다 알고 있는데
무슨 등급을 받을 지도 알고 있지만,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나오는 순간
혹시나가 역시나로 바뀌는 허탈한 순간.
우리는 모두 이별을 예측하지만 그 이별의 순간은 그 누구에게도 부드럽지 않다.
수학 3등급을 예상했지만 실제로 3등급을 받으면 마치 예상을 전혀 못 한 것처럼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이별의 순간에 대한 마음의 준비는 아무 의미가 없다.
수만 번 이별의 순간을 상상하며 이미 헤어진 것 같은 기분에 나 자신을 억지로 적응시켜보려 해도
이별의 순간은 늘 처음이다
살면서 이별에 익숙해진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이별은 익숙해지기엔 너무 아프고 갑작스러우니까
예측은 했어도 그게 오늘일 줄은 몰랐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