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내가 더 좋아하는 거일 지도 모르겠다
있잖아, 학교에서 날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거 같아.
너를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거 같다고?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생각을 한 거야?
회식할 때도 항상 내 옆에 앉고, 내가 말하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내 말을 들어줘. 좋아하는 것도 비슷해서 말도 잘 통하고, 집 방향도 비슷하더라.
그 정도로 그 사람이 널 좋아한다고 판단하긴 좀 그렇지 않냐.
아냐. 어젠 먼저 나한테 카톡도 보냈다고. 그게 평범한 일은 아니지 않나?
음 그래. 그 사람 너한테 관심 있나 보다. 잘 해봐~파이팅!
미안하지만, 사실 난 너의 말을 듣고 그 사람이 너를 좋아한다는 확신이 들진 않았다.
하지만 기대에 찬 너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니, 내가 말해야 할 답은 정해져 있는 듯했다.
그 사람도 너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대충 얼버무린 뒤, 살짝 상기된 얼굴로 내 대답에 굉장히 흡족해하는 널 보면서 생각했다.
그 사람이 너에게 관심 있는 것은 잘 모르겠지만, 네가 그 사람 참 좋아하는 거 같다고.
애초에 좋아하지도 않았으면 별 의미부여도 하지 않았을 그 사람의 눈빛, 표정. 사람은 한 사람이 좋아지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신경 쓰이는 법이니까. 누가 회식 때 몇 번 옆자리에 앉은 걸로, 카톡 먼저 한 걸로 상대방이 내게 관심이 있다고 확신할까. 사소한 것에 의미부여를 해서 설레 하는 너의 모습이 퍽 귀엽게 보였다.
그러다가 상대방이 내게 관심이 없다는 걸 알았을 땐, 사귀지도 않았는데 차인 기분이 들 텐데.
걱정도 됐지만, 그 끝은 모르는 거니까. 상대방이 네게 관심이 있다고 확신이 들면 용기를 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상대방이 날 좋아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선 다가가기 어려운데, 너처럼 그런 확신이 있다면 다가가기 훨씬 수월 할 테니까. 그럼 원래는 관심이 없었던 그 사람도 네게 관심이 정말 생길 수도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