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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Feb 15. 2018

<금색기계>

쓰네카와 고타로는 천재다.



'오랜만에 재밌는 소설이었다' 


쓰네카와 고타로가 지은 <금색기계>는 제 67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이다. 배경은 1700년대 일본 에도 시대. 소설의 주 내용은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원수를 찾아 나서는 소녀, 하루카의 이야기이다. 사실 <금색기계>에는 주인공이 한 명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다양한 인물들의 시각을 바탕으로 특정 사건(소녀의 어머니가 살해당하는 사건)에 대한 큰 그림을 퍼즐처럼 완성시켜나가는 형태를 띠고 있다. 


역사 소설이 아닌, 판타지 소설

 <금색기계>는 일본의 역사 소설이 아니라, 판타지 소설이다. 그 이유는 바로 '로봇'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제목에서도 유추가 가능하듯이, 금색 기계는 바로 로봇을 나타낸다. 이 로봇은 소녀를 도와서 어머니의 원수를 찾아 나서는 것을 도와준다. 로봇과 에도시대라는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은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도 있는 소설에 신선함을 잔뜩 불어넣어주었다. 


인간의 선과 악에 대한 물음

기묘한 분위기의 판타지 소설이지만, <금색기계>는 인간의 선과 악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 역시 독자에게 준다. 끔찍한 죄를 어릴 때 저질렀지만 오랜 시간 동안 뉘우치고 선행을 베풀어온 사람. 창녀촌을 운영하지만 매춘부들을 매우 인간적으로 대우해주는 사람. 고통 없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사람. 과연 이 사람들은 '선'일까, '악'일까. 모두 <금색기계>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지만, 그들에 대한 판단은 순전히 독자의 몫이다.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이긴 하나, 이 책을 읽은 대부분의 독자들은 왜 <금색기계>가 추리소설인지 잘 모르겠다고 반응할 것이다. 그러나 한 사건에 대한 진실을 다양한 인물들의 시각을 통해 알아가는 구성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추리소설과 그 형식이 같다. 다만 어둡고, 무서운 분위기의 소설이 아니라, 신비롭고, 기묘한 분위기의 소설이라는 점이 <금색기계>와 일반 추리소설들과의 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천재성이 드러나는 책 



<금색기계>를 읽으면 작가의 천재성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된다. 그의 상상력과 창의성이 궁금하다면, 색다른 추리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면, 인간의 선과 악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싶다면 읽어봐야 할 책, 바로 <금색기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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