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isappearing Generation
유타카 쿠와하라
10min, 일본, 2020
공간에는 저마다의 표정이 있다. 시간은 공간에 주름 같은 것을 남긴다. 거기에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해져 때로 그것은 상처, 흉터, 문신 같은 흔적이 된다. 머지않아 사라질 것들, 그러나 아직 숨이 붙어있는 것들을 붙잡아 기록하는 일은 슬프다. 그것들은 필름이 재생되는 동안에만 잠깐 생명력을 부여받는다. 어딘가에 시간을 가두고 변하지 않게 박제하는 것은 일종의 변형이다. 물리적인 힘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필름 안에 갇힘으로써 시간이 영원한 생명력을 얻는다는 것은 역설이다. 현실은 '관점'이라는 채에 걸러 선택되고 채집된다. 흐르는 시간의 단면을 잘라 내어 선택하는 순간, 사실(事實)은 변질된다. 시간의 연속성에서 분리, 포집된 사실의 단면들은 그 순간만큼의 진실만을 보여줄 뿐이다.
산야 사람들이 떠나고 없는 자리, 고향을 등지고 떠나온 일용직 노동자들이 눌러 앉아 모여 사는 동네에서 신페이 씨와 히로코 씨는 장국을 판다. 올림픽 도시 재개발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면서 사람들은 하나 둘 산야 지역을 떠나고, 영화로웠던 지난날을 추억하며 언제까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신페이 씨의 얼굴에 쓸쓸한 웃음이 머물다 간다. 어린 시절 먹던 장국 맛이 생각나서 '고향장국'을 매일 먹는다는 단골 노동자의 말이 짧은 여운을 남긴다.
"이런 데선 추억 같은 건 만들면 안 돼요. 인연을 깨끗이 끊고 헤어져야죠. 어차피 좋은 추억도 아니니까요. 여기는 산야예요. 막다른 곳이죠."
#한시대의끝에서 #EIDF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