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자꾸만 달아난다

by 타자 치는 snoopy


물경 7년을 함께 살을 섞은 공간을 물끄러미 곱씹었다. 공간은 거기에 깃든 사람을 닮는다던데, 이 어수선하고 헐벗은 풍경이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사람 역시 자신의 시간과 손때로 길들인 공간을 닮는다는데, 7년 전 나와 지금의 나는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앞으로 그리워할 것들은 눈과 코에 익숙해진 풍경과 냄새가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주었던 사람들(구내식당 스마일 여사님과 사장님)의 웃음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핏 감회에 젖었다가 현실로 돌아오니,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옮겨야 할 짐들이 산더미! 이 물건들이 지금껏 차지하고 있던 것만큼의 공간이 내겐 없어 난감하고 막막하다. 짐 정리하러 나온 김에 전체의 1/10도 안 되는 짐을 바리바리 싸 들고 집으로 가는 길인데, 아침에 맞은 2차 백신 때문인지 아니면 (시원섭섭처럼 단순한 게 아닌) 7년이란 시간이 뒤엉킨 복잡 미묘한 내 마음 때문인지 몸살이 날 것 같다.


삶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고통이자 축복이다.

그래도 인간은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

시간은 자꾸만 달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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