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이비티스>와 요지경 SNS 세상

by 타자 치는 snoopy


가까스로 상영 극장을 찾아 <베이비티스 (Babyteeth, 2019)>를 보았다. 왕복 네 시간 거리에 있는 극장에서 하루 1회 차 상영. 들인 시간과 몸의 피로가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영화가 좋았다. <교실 안의 야크>에 연이은 마누라의 굿 초이스.

눈에 살짝 익은 공간(시드니의 2층 열차와 역사를 보고 우리 둘 다 비명 꺅!)에서 눈에 선 배우들이 미친 듯 춤을 추며 각자의 삶을 치열하게 살고 있는 모습이 스크린에 투사되었다. 진짜 같은 판타지와 뒤엉키는 순간들. 엘리자 스캔런(밀라), 토비 월레스(모지스), 벤 맨델슨(밀라 아빠 헨리), 에시 데이비스(밀라 엄마 안나)는 연기가 아니라 호주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만 같았다. 성장통, 첫사랑, 죽음이 몽환적인 음악과 함께 한 덩어리를 향해 달려간다. 유치(乳齒)를 머금고 살던 소녀 밀라는 그 모두를 한꺼번에 겪어낸다. 때론 불꽃처럼 격렬하게, 때론 얼음처럼 차갑게. 유치(乳齒)가 빠질 무렵 그녀의 사랑과 죽음이 완성된다. 데뷔작에서 보여주는 초보 감독 섀넌 머피의 연금술은 놀랍다. 폭발하는 젊음의 치기와 성찰하는 노년의 관조를 음악의 운율에 녹여낸다. 때로 흔들리는 카메라와 리드미컬한 편집 속에 신인 감독의 반짝이는 재기가 엿보인다. 데뷔작의 성취보다 차기작에의 기대에 대한 설렘이 섀넌 머피, 엘리자 스캔런, 토비 월레스의 이름을 기억하게 만든다. 영화에 삽입된 O.S.T는 한 곡 한 곡 모두가 주옥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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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관에 입장하기 전, 영화 포스터를 찍어 SNS에 올렸다. 영화를 보고 나왔더니 새 알림이 보였다. 인스타그램의 Eliza Scanlen Updates 계정에서 '좋아요'를 눌렀다. 나는 한글로 #베이비티스 해시 태그를 달았을 뿐인데, 대체 어찌 알고 왔을까? 몹시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섬뜩했다. SNS 세상은 때론 경이롭고 조금 무섭다.

#베이비티스 #BabyTeeth #ElizaScanlen #엘리자스캔런 #토비월레스 #섀넌머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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