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리스본> <서점, 리스본포르투>
공간은 그곳을 만들고 깃들어 사는 사람을 닮는다. 취재를 위해 <서점, 리스본>에 가기 전에 제일 궁금했던 것 두 가지. ‘서점을 만든 정현주 대표는 리스본에 가 보았을까?’ ‘서점 이름을 왜 ‘리스본’이라 지었을까?‘ 라디오 작가이자 사랑과 관계에 관해 책을 쓰는 정현주 작가는 삶의 우연성을 몸으로 체득하며 서점의 주인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한번 들으면 쉽게 잊을 수 없는 이름 <서점, 리스본>은 차마 가 닿지 못한 이국의 도시에 얽힌 사연 덕분에 탄생했다.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준다’라는 영화 <런치박스>의 대사가 잘 어울리는 연남동 <서점, 리스본>은 2015년 아파트 상가 3층의 7평 작업실에서 태어났다.
“저는 다른 책방 주인들과 달라요. 돈을 되게 밝혀요.” 책방 주인의 거침없는 말에 어려운 여건에도 동네 서점으로 살아남으려는 당찬 결기가 묻어난다. ‘행사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답게 그녀는 비밀 책 정기 구독, 생일 책, 글쓰기 클럽, 독서 모임, 서점 라디오 등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을 이으려는 다양한 컨텐츠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서점, 리스본>에서 운영 중이다. “다채로운 숲이 있어야 생태계가 유지되듯 작은 출판사와 독립 서점들의 공존을 위해 큰 서점이나 대형 출판사가 도서정가제 등 출판문화 현안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정현주 대표의 생각은 확고하다. 무채색의 ‘공간’이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이고 쌓여 유의미한 ‘장소’로 우화(羽化)하듯, ‘서점은 공간보다 사람’이라는 운영 철학이 서점 곳곳에 그녀의 손때와 함께 묻어 있었다.
전쟁터 같았던 방송계를 떠나 서점을 열고 책과 더불어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간을 믿게 됐다”라고 말하는 사람, 남들보다 더 잘하려고 하지 말고 남들과 다른 것을 하자고 마음먹은 사람,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처럼 묵직한 책을 좋아하지만 어떤 날엔 책방을 찾은 손님들에게 츄파춥스 딸기 맛 같은 소설 <더 셜리 클럽>을 권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그저 책이 좋아서,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재밌게 놀고 싶어서 시작했다는 <서점, 리스본>과 그곳으로부터 5분 거리에 자리한 2호점 <서점, 리스본포르투>는 알면 알수록 ‘지금 어떤 공간인가보다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될까’가 더 궁금해지는 곳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책이 궁금한 사람들을 서점이라는 공간을 통해 연결하려는 ‘힐링의 무정형 허브’ <서점, 리스본>은 오늘도 누구에게나 넉넉한 품을 열어놓은 채 책을 좋아하는 문화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By 타자 치는 snoopy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47(리스본) 성미산로23길 60, 1~2층(리스본포르투)
이 글은 <PAPER> 가을호 '책의 집을 소개합니다' 꼭지에 실린 취재 원고입니다. 바쁘신 중에도 <PAPER> 취재에 흔쾌히 응해주신 정현주 대표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래전부터 <PAPER> 팬이었기에 취재 요청에 응했다는 그 말씀이 참 고마웠습니다. <서점, 리스본>을 닮은 파란색 만년필 손글씨도요. "책을 한 권 추천해 주세요!"라는 요청에 "결혼하셨어요?"라고 되물으시곤 "결혼했다면 무조건 이 책!"이라며 강화길 작가의 소설 <화이트 호스>를 권해주신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조영주 작가님과 함께 해서 더 즐거웠던 서점 <리스본> 취재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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