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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사원제이 Oct 13. 2022

2-8. 카메라만 사면 되는 게 아니었다 2

Chapter2. 카메라 구입기



(카메라 케이스 구입기)



스트랩을 결정하고 결제를 하면서 E에게 물었다. 


"브라운 가죽케이스에도 레드가 어울릴까?" 



Q2가 검은색 바디라서 레드 스크랩이 잘 어울렸는데, 가죽 케이스를 씌워도 예쁠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다. 내 말을 들었는지 반도카메라 직원분이 물었다.


"어떤 케이스를 생각하고 계시는데요?" 


"arte di mano를 생각하고 있어요." 


"아 JNK 말씀이죠? 여기 있는데 케이스 한 번 씌워볼까요?"


"아 그럴 수 있나요? 그럼 좋죠. 부탁드려요"


"어떤 색으로 원하세요?"


"브라운이요"



직원분은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어딘가에서 카메라 케이스를 가지고 왔다. 케이스 아레에 arte di mano라고 새겨져 있었다. 사진으로 봤던 바로 그 케이스다.  가죽 케이스라서 겉 면에 스크래치가 여러 개 보였지만 어차피 지금은 샘플 케이스니까.  Q2에 케이스를 씌웠다. 잘 어울렸다. 걱정했던 레드 스트랩과의 조화도 나쁘지 않았다.  에린이 속삭였다.


"JNK에 가지 말고 케이스 그냥 여기서 살까?"


"가죽 질감이나 색깔이 마음에 들어? 그럼 여기서 사는 게 좋지. 가격도 같고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가져가면 되니까. 공방에 가자고 한 건 다양한 가죽과 색깔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어서 인데, 지금 이 케이스가 마음에 든다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말이야."


"이 케이스 괜찮은 거 같아. Brown 색이 가장 무난하기도 하고. 조금 상처가 잘 날 것 같기는 하지만 조심해서 쓰면 되겠지."



직원에게 물었다.


"이 케이스가 Rally Volpe Dark Brown 인가요?"


"네 맞습니다. "


"Bulttero 가 좋다고 하던데. 이것도 좋은 건가요?"


"Rally Volpe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케이스입니다."



마음속으로 어느 정도 결정했다. 여기서 사는 것으로. 공방에 주문하면 케이스를 받기까지 4주~6주 걸린다는 게 마음에 걸렸었는데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이름을 새기지 못한다는 거였다.



"그런데 이름을 새기 못하는 건 좀 아쉽다. 케이스에 E 이름을 새겨 넣으려고 했는데"


"괜찮아. 이름 같은 건 새겨 넣지 않아도 되니까."



그래도 아쉬움이 남아서 망설이고 있었다. 망설임을 눈치챘는지 직원 분이 말한다. 


"지금 카메라 케이스 사시면 5% 할인해드리겠습니다."



망설임이 사라졌다.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었다.


"여기서 사자"



직원 분이 우리가 본 것과 동일한 포장된 케이스를 가져 왔고, 박스를 열어서 제품을 확인한 다음 다시 넣었다. 직원 분이 물었다.



"Q2에 장착해 드릴까요?"


"아뇨 그냥 가져 갈게요. 집에 가서 언박싱을 하려고요"



그렇게 예상치 않았던 카메라 케이스까지 샀다. 결제를 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번 물어봤다.



"옛날에는 여기서 라이카 마우스 패드를 주셨다고 하던데, 지금은 없어졌나요?"


"아, 라이카 로고 있는 마우스 패드요? 그거 필요하세요? 드릴께요."


"우아, 감사합니다"



별거 아닌 거였지만 기뻤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보고 '나도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갖게 되었다. 직원 분이 빨간색 라이카 마우스 패드를 가져왔다. 친절하게도 나와 E가 사용하라고 두 개를 가져와서 카메라 케이스와 함께 종이 가방에 넣어 주셨다.  그리고 Photo Art라는 국내 사진 잡지도 하나 함께 주셨다. 데뷔 시절의 마돈나 모습이 흑백으로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최신호였다. 목표했던 케이스와 스트랩을 모두 샀으니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다른 액세서리나 구경하기로 했다. 



"감사합니다. 이제 위층의 액세서리를 조금 구경하다가 갈게요."


"위층이요? 주말에는 1,2층만 운영하고 있어요. 3층부터는 평일에만 오픈하거든요."


"정말이요? 액세서리 구경하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예상 못했다. 매장을 연다고 하기에 당연히 건물 전체를 여는 줄 알았는데,오산이었다. 미리 꼼꼼히 확인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컸다. 대신 1,2층이라도 조금 더 구경하고 가는 걸로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다.



라이카의 반대편에 있는 핫셀블러드 매장 쪽으로 갔다. 카운터에는 몇 사람이 핫셀블러드를 보면서 렌즈와 액세서리를 장착하고 있는 카운터를 지나 전시되어 있는 쪽으로 이동했다. 정면에 위치한 벽면 전체에 옛날 라이카와 스페셜 에디션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스페셜 에디션 제품들은 확실히 멋지고 고급스러워 보였다. 엄청난 크기의 렌즈들도 있었다. 개성이 강한 카메라의 모습을 신기한 듯 하나씩 살펴봤다. 그리고 옆에 전시되어 있는 핫셀블러드 카메라로 시선을 옮겼다. 일반적인 카메라와는 전혀 다른 모양의 핫셀블러드는 특이하다는 생각을 할 뿐 갖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핫셀블러드가 비싸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적혀 있는 가격은 상상을 초월했다.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고 할까? 나와는 다른 세계의 카메라라는 생각에 박물관 속의 전시물을 보는 듯 그냥 무심히 쳐다볼 수 있었다. 



1층으로 내려와서 캐논의 시네마 촬영 장비들을 잠깐 구경하고 반도카메라를 나섰다. 오늘 반도카메라 강남점 방문은 성공적이었다. 가장 먼저 필요했던 액세서리를 모두 해결했으니까. 나머지 필요한 액세서리들은 급하게 살 필요는 없으니 천천히 시간을 두고 알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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