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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 Jan 23. 2020

어휘력을 높이는 뜻밖의 꿀팁

새로운 취미가 생길 것 같은 예감입니다.

혹시 '매조지'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저는 이 단어를 3일 전에 처음 알았습니다.


대학 때 국어를 전공했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이 헷갈리는 맞춤법이나 단어 같은 걸 물어봅니다. 전공 수업 때 우리말 겨루기를 하진 않으니 그런 데에 전공지식이 도움 되진 않지만요. 그래도 영문학과 나온 친구에게 영어 문법 물어보고, 의학 전공한 친구에게 몸에 좋은 음식 같은 걸 물어보는 입장에서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아무쪼록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저의 핸드폰과 컴퓨터 즐겨찾기 최상단에는 언제나 맞춤법 검사기가 자리 잡고 있지요.


문제는 단어입니다. 보통 '아 왜 그 단어 뭐였더라?' 정도로 물어보니 대답하는 게 어렵진 않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스스로 어휘력이 부족하지 않나 늘 의심스럽습니다. 매번 비슷한 상황에 같은 단어만 쓰는 것 같달까요. 글을 쓸 때는 컨트롤+에프 키로 반복되는 단어를 찾아 다른 것으로 바꾸고, 유의어 사전을 찾아보는 정도의 노력을 하지만 어휘력이 느는 기분이 들진 않았는데요.


3일 전 풀어본 십자말풀이에서 새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구독하는 잡지에 실린 십자말풀이었는데, 3부가 넘게 받아보는 차에 이제야 눈에 띄더라고요. 잠깐 심심풀이로 펜이나 잡아볼까 하고 시작한 게 30분짜리 단어 공부로 이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난이도가 어려운 십자말풀이가 아닌데도 정답이 아리송한 게 몇 있더라고요. 사실을 감추거나 흐지부지 덮는 걸 '무마하다'라고만 했지 '호도하다'라고 써본 적 없었고, 상사병은 막연히 '짝사랑 병' 이라고만 생각해 와서 '몹시 그리워해 생기는 병'이라고 구체적인 발병 이유를 알지 못했네요. 특히 매조지! 이건 진짜 생전 처음 보는데 국어사전에 떡하니 있는 걸 보니 저만 모르는 단어였고요.


새로 배운 단어들을 빠른 시일 내에 찰지게 활용해 보고 싶네요. 새로운 취미가 생길 것 같은 예감입니다.


* 뉴스레터 [여름의 솜사탕]​ 22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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