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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굴양 Dec 08. 2017

[너굴양 그림일기 in 제주] 첫 눈 오던 날

너굴양이 그리는 제주 일상

제주에 첫 눈 온 날, 그리고 우리의 첫 눈이 온 날



서울에 첫 눈이 내린지 몇 주만에 제주에도 첫 눈이 내렸다.
어느 연인이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도 함께 보는 첫 눈을 기다렸다.
제주에 첫 눈이 온 날, 우리도 첫 눈을 보았다.
카페 창가에 앉아 코코아를 홀짝 거리며 보는 낭만적인 씬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일상은 로맨틱하지 않다. 개그만화에 가까울 거다. (아니면 다큐...)
우리의 첫 눈은 차안에서, 일주동로를 달리던 중에 본 것이었다.
심지어 무서웠다. 눈이 차창으로 쏟아지듯 내렸다.
하고 싶은 촬영도 못하고 추위에 떨며 운전만 줄창 한 날...
귀갓길에 천지연에 들러 전기차 충전을 하다 그가 머리가 시리다고 검은색 비니를 샀다.
휴대폰 뒤에 붙은 거울로 비니를 쓴 얼굴을 이리저리 살피며 총총 걸어가는 뒷모습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
찬바람이 귓전을 때렸고, 종일 바람을 맞아 둘다 냉동과 해동을 반복한 물고기마냥 상태가 별로였지만
나는 이 날을 그 뒷모습으로 기억할 것이다.

낭만은, 기록하면서 되살아나기도 한다.




너굴양의 작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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