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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굴양 Sep 03. 2019

잠 좀 자자

너굴양 임신일기

졸리다.


수면의 질이 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작업을 좀 하거나 집안일을 주섬주섬 하고 나면 눈이 시리고 잠이 온다. 낮잠도 자주 자게 되는데 원래는 두 세시간도 너끈히 자던 것이 이제는 20-30분 정도 자면 잠이 깬다. 아침에도 새벽까지 뒤척이지만 늘 같은 시간에 깬다. 몸이 늘어지는데 양껏 잘 수가 없으니 피곤이 빨리 오고 잘 풀리지도 않는 상태의 반복.


왜 못자냐,

몸이 불편하니까 못잔다.


이게 어떤 거냐면, 지금 내 배를 중심으로 허리에 8~10kg 정도의 무등산 수박이 대롱대롱 달려있는 거라서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간다. 이쯤되면 이미 골반과 엉덩이, 무릎관절 등에도 이미 부하가 걸려있어서 한 자세로 오래 누워있을 수도 없다. 똑바로 눕는건 더더욱 불가능, 배가 온 장기를 누르기 때문에 답답하고 기분이 안좋아진다. 위를 눌러서 속도 쓰리고.


옆으로 눕는 것이 그나마 편한데 배가 쳐지니까(그럼 또 배가 당겨서 아픔) 배 밑에 말랑한 쿠션을 대고, 다리 사이에 바디필로우를 끼고 누워있지만, 한시간 정도 지나면 깔린 쪽 어깨나 팔이 저려와서 다시 반대방향으로 누워야 한다. 방향을 뒤집을 때 잘못하면 허리나 배에 힘이 들어가니까 비몽사몽에도 정신차리고 깔린 다리를 축을 삼아 반대쪽 다리를 들어 방향을 돌린다. 또 이 때 잘못 힘을 주면 종아리에 쥐가 난다. 묘한 지점을 찾아서 잽싸게 몸을 돌리고 배를 정리하고 다시 잠이 들...려고 노력한다.


새벽에 이짓을 서너번 하다보면 화장실에 가고 싶다. 자기 전 2-3시간 전에는 물을 최대한 안마시려고 하는데 몸에 열이 늘 쌓여있고, 후기 입덧이 있어 입이 깔깔하기도 해서 루이보스 차 같은걸 식혀놓고 조금씩 먹다보니... 그리고 아기 머리가 방광을 꽉꽉 눌러대서 마신만큼 꼭 소변을 보게 된다. 안그래도 얹짢은 데 잠이 덜 깬 상태로 화장실에 가면서 구시렁구시렁.


엄마가 차 타기 전에 '화장실 가라'는 말을 하시던게 일상일 정도로 바깥에서 화장실을 잘 안가고, 잘 참기도 하는 나는 임신 후 외출 할 때 화장실부터 파악할 정도로 화장실을 자주 가고 잘 참지 못하게 되었다. 특히 9개월 들어서는 서너시간 외출하는 동안 역시 서너번 화장실에 들락거려야 한다.


오늘은 컨디션이 정말 별로라서 저녁 챙겨먹고 드러누웠다가 남편이 좀 자라고 안아주는데 엉엉 울어버렸다. 혼자 힝구힝구 하고 있다가 남편 얼굴을 보니까 갑자기 막 서럽고 막. 뭐 이렇게 힘든게 다 있냐고 울었다. 이젠 익숙한지 한참을 안아준다.


그러다 맛있는 복숭아 먹고 또 기분이 좋음. 그래서 일기도 쓰고 있는 것임. 

아~내가 봐도 감정기복 진짜 롤러코스터.



다음달이면 둥둥이가 세상에 나온다고 한다. 실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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