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언어에 대하여

'네로'가 세상과 맺는 자기 언어

by 네로

저에게 글이란, 저라는 사람이 세상과 맺는 자기 언어입니다.


저는 되도록 설명하지 않고, 설득하지 않으며, 울음을 강요하지도 않고 감동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그 대신 멈추고, 바라보고, 곁에 두고, 남겨두는 쪽을 선택해 왔습니다. 저의 자기 언어는 말을 덜 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고, 돌이켜보면 그것은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삶의 태도와도 많이 닮아 있습니다.


저는 글쓰기를 누군가에게 배운 적이 없습니다. 그저 일기처럼, 그날의 마음을 적어두는 방식으로 글을 써왔습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며 종종 떠오르는 질문들, 이를테면

이 일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이 슬픔을 극복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

나는 이 순간에 어떤 사람으로 남아 있었을까,

이 기억을 미화하지 않고 그대로 둘 수 있을까


같은 고민을 제 글에서는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돌려 말하지 않는 태도가 때로는 읽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순간에 제가 실제로 느꼈던 감정만을 적어두려 애써왔습니다.


제 글에는 또 하나의 버릇 같은 것도 있습니다. 수필을 쓸 때는 언제나 ‘밖에서의 나’로, 시를 쓸 때는 ‘안에서의 나’로 고정된다는 점입니다. 바꿔보려 노력해 본 적도 있지만, 결국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자기 언어가 목소리나 문체가 아니라, 태도이자 자세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제 문장은 크지 않고 빠르지 않으며, 직접적으로 누군가를 위로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기울어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도망치지 않으려 애쓰며, 혼자 두지 않으려 마음을 씁니다. 이것이 제 정체성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적어온 수필과 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기보다는, 그저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을 남기는 증언에 더 가깝다고 느낍니다.


감정을 설명하는 사람이기보다,

그 감정이 사라지지 않게 조용히 남겨두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여러분들의 자기 언어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