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 잘 지내고 있니?
오늘은 네 여섯 번째 생일이야. 벌써 그렇게 되었구나. 시간이란 게 이렇게 흐르는구나, 하고 나는 여전히 어딘가에서 느릿하게 깨닫는단다.
너는 오늘 어떤 표정으로 하루를 시작했을까. 혹시 좋아하는 색으로 포장된 선물을 받았을까. 케이크의 촛불은 누가 켜줬고, 그걸 부는 너는 어떤 얼굴이었을까. 나도 함께 노래를 불러주고 싶었어. 박수를 치고, 촛불이 꺼진 그 순간에 “축하해”라고 가장 먼저 말하고 싶었지.
아빠는 너를 만난 이후의 삶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빛을 지녔단다. 삶이라는 게 고르고 평탄한 것만은 아니었고, 아빠는 참 여러 번 넘어졌고, 때로는 너무 아파서 눈조차 제대로 뜰 수 없던 날도 있었단다. 하지만 그런 날에도 널 떠올리면 다시 걸어갈 힘이 생겼어. 그게 참 신기했지.
오늘, 네게 특별히 해주고 싶은 말은 하나야.
“석곡이 넌, 있는 그대로 충분해.”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고, 누구를 이기지 않아도 괜찮아. 네가 울고, 웃고, 실수하고, 넘어지고, 또 일어서는 그 모든 순간이 너라는 사람의 일부란다. 그러니까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돼. 천천히, 네 속도로 자라다 보면 네 안의 봄도 언젠가 저절로 피어난단다.
아빠는 석곡이의 그 봄을 너무 보고 싶었지만, 너를 향한 내 사랑이 그 봄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 언젠가 꽃이 피었을 때, 누군가 너에게 말해줄 거야. “참 따뜻한 아이로 자랐구나.” 그 말 안에 내가 함께 있기를, 조용히 바라본단다.
생일 축하해, 내 사랑.
너를 누구보다 깊이, 다정하게 기억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