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다섯 번째 봄, 4월 3일

by 네로

사랑하는 우리 아가,

다섯 번째 생일을 축하해.


이 편지를 언제쯤 읽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다섯 살이 된 오늘, 나는 너에게 말을 건넨다. 아주 조용히, 너의 마음에 들릴 만큼만.


오늘 너는 어떤 옷을 입었을까. 어떤 케이크를 골랐고, 어떤 장난감을 갖고 싶다고 말했을까. 아빠는 그걸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상상할 수 있어. 네가 환하게 웃을 때 눈이 어떻게 반짝이는지, 마음에 드는 선물을 받았을 때 어떻게 팔을 활짝 벌리는지.


아빠 다 기억하고 있단다.


다섯 살.

네가 처음으로 조금씩 긴 문장을 말하기 시작하고, 세상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시기지.

어쩌면 “왜 나는 아빠가 없지?” 같은 질문을 하게 될지도 몰라.

그럴 땐 부디 부끄러워하지 말고, 마음껏 물어봐 줘.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너무 복잡하고 길어서, 매해 생일마다 아빠가 조금씩 나눠서 전해줄게.

오늘은 그저, “너는 정말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아이”라는 것만 기억해 줘.

그것이면 오늘은 충분해.


너를 안아줄 수 없는 대신, 이 편지를 너에게 남길게.

다섯 번째 생일을 맞은 너에게, 이 세상에 네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네가 내 아이로 태어나줘서 얼마나 고맙고 벅찼는지,

그 이야기를 매해 잊지 않고 들려줄게.

사랑해, 아주 많이.

다섯 살의 너에게,

아빠가.

이전 01화너에게 삶을 건넨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