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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동문학가 강인석 Dec 15. 2018

홍보의 시작, 네이밍

비영리 홍보, 이름을 잘 지어야 한다


다소 엉뚱한 이야기를 하나 해 보자.     


홍보의 시작은 '이름 짓기 - 네이밍'이다. 

특히 비영리 기관은 더 절실하다.

홍보 관련 책자나 홍보 강의 어디에도 본 적이 없는 내용이지만,     

나는 홍보 관련 강의를 할 기회가 있으면 항상 이 이야기를 먼저 한다.  

예전에 다녔던 직장에서도, 내부 직원들에게 누누이 이 부분을 강조했다. 

별로 귀 담아 들은 사람은 없었겠지만 말이다.

         

"" 잘 지어진 이름 하나 백 홍보활동 안 부럽다. ""

이런 격언을 만들어 볼 수도 있겠다.

 

일반 사기업의 경우는 홍보의 재료가 제품이나 상품이지만, 

비영리 기관이나 공기업, 공공기관, 재단 등의 경우 홍보의 재료는 사업 혹은 프로그램이 거의 대부분이다. 

홍보 담당이나 홍보부서는 각 해당 부서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재료로 하여 각종 홍보 자료를 만들고, 매체별 속성에 맞는 홍보활동을 진행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홍보하려는 사업의 이름, 혹은 제목이 조금만 더 인상적이었면 좋겠는데, 너무 평범하고, 어떻게 꾸며도 사업 안에 담겨있는 맛이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어느 단체에서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매년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2박 3일 동안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00 회원 리더십 교육"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던 프로그램.     

그런데 어느 해인가 초등학생 대상의 2박 3일 프로그램이 새로 생겼다. 

그래서 붙여진 프로그램 이름은 

"초등학생 회원 리더십 교육"    

이런 현수막이 걸려있는 행사장에 들어서는 초등학생 어린이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까? 

그리고, 이 제목을 걸고 보도자료를 작성하거나, 홍보 영상을 만들거나,     

UCC를 제작해야 하는 홍보 담당자들은 어떤 느낌일까?    

"꿈나무 캠프" 

"꿈나무 리더 캠프"     

이런 행사명도 탁월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교육생들의 입장에서도 뭔가 본인들에게 맞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고, 

이를 활용해 홍보하기도 훨씬 더 좋을 것이다.     


핵심은 이것이다. 

행사명을 정할 때, 프로그램 이름을 지을 때 행사 내용을 그대로 담아내는 관행적이고 관료적인 딱딱한 이름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 

교육 대상, 교육 특성을 반영하면서 감성적인 제목을 붙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홍보를 하기 쉽다. 

제목만으로도 홍보가 된다.     

* 2013년 핵심 역량 교육

* 견학 프로그램     

이런 식의 직접적인 행사명은 부제로 넣고, 좀 더 말랑하고, 감성적이고 홍보적인 이름 짓기를 해 보자.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는 '생각 누리 광장'이라는 시민 게시판이 있다. 

'시민 게시판'이라는 일반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다른 역들과 차별화하여, 

'생각 누리 광장'이라는 이름이 붙음으로 해서, 홍보할 수 있는 여지가 더 풍성해졌다. 

그 게시판을 활용하기도 쉬워진다.   

  

홍보를 위한 이름 짓기. 

언제까지 관행을 쫒아 대충 붙이고 말 것인가?    

홍보의 영역은 홍보물 제작이 아니라, 

사업과 행사를 기획하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시작되며, 

그 출발이 이름 짓기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홍보 담당자들의 역할은 각 실무 부서에서 이름 짓기를 할 때 관행을 버리고,     

감성을 넣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것이다. 

<비영리 PR 실무노트>

© 강인석.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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