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내 유일한 도피처.
숨 막히는 암흑 속에서 문을 열면 어디로든 나를 데려갈 탈출구.
암흑이 내 온몸을 감싸고 가로막아 살기 위해 달려갔을 때 숨 쉴 구멍은 언제나 너였어.
난 담배를 싫어했어. 하지만 그 연기가 네 곁에서 오는 것이라면, 그 매캐함조차 사랑할 자신이 있었다.
흐릿한 담배연기 속에서도 네 모습은 조명을 비춘 듯 선명했거든.
매캐한 연기가 이리도 달콤할 줄이야.
쌉싸름한 향은 포근하게 날 감싸 안았고, 차갑기만 하던 겨울은 네가 있어 따뜻한 난로가 되었다.
사랑이란 대체 뭘까.
사랑은 도피처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너라는 비상구를 찾는다.
어둠 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단 하나의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