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투자의 초과이익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투자의 알파는 시장 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말한다.
주택에 투자했다면 전국 주택 가격 상승률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알파로 정의할 수 있다.
주택을 단순히 거주의 관점에서만 살펴본다면 투자의 알파를 고집할 필요가 적으나,
동일한 생활환경을 유지하고 싶거나 더 나은 환경에서 거주하고 싶다면 주택을 매매할 때 투자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좋은 투자는 알파가 어느 정도인지로 말할 수 없다.
그 어떤 영역보다 결과로써 결정되는 행위가 투자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에도 알파가 있다.
부동산 중에서도 주택 투자의 알파는 한 마디로 표현하면 '더 오를 집'을 말하는데,
흔히 알려진 주택 투자의 알파는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이다.
이와 함께 '아파트', '학군지', '역세권' 등도 널리 알려진 주택 투자의 알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널리 알려진 알파보다 더 매력적인 알파가 있을 수 있다.
내가 발견한 알파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부동산 투자 관점과 '거주 편의성'을 분리해야 했다.
거주 편의성이 좋은 주택이 투자 수익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주택은 '내가 살고 싶은 집이라면 다른 사람 또한 살고 싶은 집이다.'는 심리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약간의 부연 설명을 덧붙이자면, 거주 편의성이 좋은 주택은 흔히 대단지 아파트의 역세권 학군지인데 당연히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주택이다. 그러니 수요가 몰려서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거주 편의성이 너무 우수하여 프리미엄이 붙을 수도 있지 않을까?
또한 투자자라면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현시점의 거주 편의성이 부족하더라도 향후 크게 개선될 지역이라면 더 높은 알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주택 투자 전략은 이러한 배경에서 나왔다.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부동산 투자의 알파는 ‘거주 편의성’과는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거주 편의성이 좋은 지역이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투자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어서 ‘거주 편의성을 희생하는 것 이상의 초과 수익률 달성’을 목표로 할 수도 있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부동산 투자의 알파는 ‘상대적 저평가 아파트 투자’다.
쉽게 말해 ‘빌붙기 전략’.
많은 사람들은 ‘대단지 아파트’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고, 상당수가 대단지 아파트를 맹목적으로 선호한다.
대단지 아파트가 거주 편의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맹목적인 추종 현상이 관측되는 지점에 초과수익이 있다.
투자에서의 금언이다.
사람들이 대단지 아파트를 선호하는 주요한 이유는 커뮤니티 형성 때문이다.
단지 내에 여러 편의시설이 있고, 단지 사람들이 주로 배정되는 학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단지 아파트 인근에는 학원가도 형성되어 있어서 보육 여건이 우수하다.
나는 대단지 아파트를 선호하는 원인이 ‘지역 커뮤니티 형성’ 때문이라고 보았다. 당근마켓이 흥행하는 이유와도 어느 정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런 가설을 세울 수 있다.
“강남과 같이 그 지역 자체가 커뮤니티로서 기능할 수 있다면, 대단지 아파트를 굳이 선호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가설을 통해 상급지의 아파트 가격 동향을 데이터로 분석해 보았다.
서울 상급지 기준으로 100세대 이상 아파트라면, 대단지 아파트 효과는 미미했다.
내가 Streamreturns의 “내 집 마련 에세이”에서 굳이 서울에서 대단지 아파트를 선호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이라면 100세대 이상 아파트라면 충분하고, 300세대만 넘으면 단지 규모 효과는 ROI가 안 나온다.
그보다 크면 대단지 프리미엄이 붙어서 ROI가 깨지기 시작한다.
<내 집 마련 에세이 1. 어떤 집을 살까요? - Streamreturns>
5년 이내에 준공된 100세대 이상 아파트여야 한다.
가점: 서울시라면 300세대 이상 아파트라면 더 좋다.
대안 1. 10년 이내 아파트
대안 2. 15년 이내 아파트
참고사항: 아파트 연식이 15년이 넘어가면 다음 부동산 사이클을 대비하면서 갈아타시는 게 좋습니다.
https://streamreturns.com/essay-real-estate-part-1
하지만 지역 자체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면 대단지 아파트는 지역 커뮤니티 형성에 큰 기여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높다.
소규모 아파트는 커뮤니티 기능을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단지 아파트에 비해 20%가량 가격이 낮았다.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다음과 같은 투자 전략을 세웠다.
서울시에서 입지의 대규모 질적 향상이 확정된 지역 중,
낡은 대단지 아파트(요건 1을 만족해야 한다.)에 인접한 100세대 이상의 10년 미만 소규모 아파트(요건 2를 만족해야 한다.)를 구입한다면,
소규모 아파트의 평당 가격은 낡은 대단지 아파트를 초과할 것이다.
참고사항: ‘내 집 마련 에세이 1. 어떤 집을 살까요?’의 요건을 만족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다.
800세대 이상으로 구성된 아파트
준공 15년 이상의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주택이 직접 연결되지 않은 구조
재건축 및 재개발이 불가능한 상태
100세대 이상으로 구성된 아파트
준공 10년 미만의 아파트
최소한, 없어 보이지 않는 브랜드의 아파트 (대략 1.5군까지)
지하주차장과 주택이 직접 연결된 구조
이러한 요건을 만족하는 ‘10년 미만 소규모 아파트’를 구입한다면, 결국에는 낡은 대단지 아파트의 평당 가격을 넘어선다는 가정이다.
지역 자체가 개선되기 때문에 그 지역 스스로 커뮤니티 기능을 형성할 수 있기에 대단지 아파트의 매리트가 떨어지고, 지역이 성장하면서 ‘낡은’ 대단지 아파트의 불편한 거주요건이 가격 상승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10년 미만 소규모 아파트는 아파트의 품질에 있어서는 매우 우수하고 거주 편의성도 뛰어나다.
지역 자체가 발전해서 커뮤니티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는 자연스럽게 10년 미만 소규모 아파트로 몰릴 수밖에 없다.
소규모 아파트의 가장 큰 단점인 주변 상권과 보육 시설은 낡은 대단지 아파트가 형성해 주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거기에 소규모 아파트의 적은 거래량 또한 낡은 대단지 아파트가 거래를 발생시켜 주기 때문에 단점이 해소된다.
그래서 이 전략 이름이 ‘빌붙기 전략’이다.
낡은 대단지 아파트의 단물을 빨아먹는 상대적 신식 아파트에 투자하기 때문.
이러한 가정으로 아파트를 탐색해서 몇 군데 투자를 해 보았다.
지난 몇 년 간, 입지 자체가 개선되는 지역의 10년 미만 소규모 아파트는 낡은 대단지 아파트의 평당 가격을 추월했다.
실제 투자 성과를 계산해 보면 다음과 같다.
매수 가격: 등기부등본 기재 가격
매도 가격: 현시점의 KB부동산 평균 시세
최대: 45%/연간
최소: 33%/연간
최대: 528%/연간
최소: 229%/연간
앞으로도 이 전략이 유효하게 동작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그동안 매매한 복수개의 주택들
이 전략으로 매매한 가족의 주택들
친한 친구들의 신혼집으로 마련한 여러 채의 주택들 모두
소위 ‘빌붙기 전략’으로 시장 상승률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얻었다.
이 전략이 특히 잘 먹힐 때는 해당 지역의 부동산 중개인과 매도자가 매수하는 사람을 호구 취급할 때다.
이럴 때 가장 높은 상승률이 나왔다.
투자를 반복할수록 느끼는 점은 대중이 호구 취급할 때 가장 높은 수익률이 나온다는 점이다.
주변에서 소규모 아파트를 매수한다고 조롱하더라도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위 조건을 만족하는 소규모 아파트 매수를 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데이터가 그리 말했고, 실 투자 결과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