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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18. 2019

그래도 나에게도 떠나간 봄이 올 거다

- 그대의 봄은 떠나갔지만

그래도 나에게도 떠나간 봄이 올 거다

- 그대의 봄은 떠나갔지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겨울지나 봄이 찾아온 듯하여

그대의 수문장(守門將)을 노크하였으나,

아직 그대의 봄은

꽃보다 아지랑이가 피어날 때라고 한다

그럴수록 그때를 기다리고 나면

그대의 봄을 활짝 열어줄 것이련가

그대가 말한다

나의 봄은 그대의 것도 아닌데

내가 열어주고 말고는

또한 그대의 뜻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하면 그때가 되면

내 친히 침소봉대(針小棒大)를 하여

그대를 맞을 것이라고 하니

그대가 오고 가고 가 내 마음도 아닐진대

그대의 뜻도 아니니

그리 염려하지 말고

아지랑이 거둘 때면

그대의 낙원은  이미 절정에 다다를 것이오

그대의 겨울은 어디까지 인가

그대의 겨울 지난

봄의 시작은 어디까지 왔나

봄의 여력 등쌀에 떠밀려 오는

부평초(浮萍草) 인생인가

부딪혀서 멈춰주길 바라는 힘이 없는 것인가

피한다고 오지 말아야 할 것들이 안 오는가

의 봄은 꽃다지 피어났을 때

봄이 왔다고 하지만,

그대의 봄은 두견새  울어지칠 때가

아득한 나의 봄이 왔다고 한다


트래킹에 만난 두달된 강아지 새둥지를 틀고
회양목 꽃
꽃다지

2019.3.16 치악 금대리 30리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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