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가 되어 떠나리
- 먼지가 되어 만나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와 나
먼지가 되어 떠나리
쌀 한 톨에 의미도 두지 말며
저 창공에 날아오르는
영혼 없는 새들에게
지나는 마음에 사연도 두지 말며
떠나가는 부둣가에
다시 찾아올 거라는 미련도 두지 말며
어느 3월에 눈이 내려
갑자기 녹아드는 이유에 대해서도
논하지를 말자
그대와 나
먼지가 되어 만나리
사랑과 인연과 이별에 대해서도
왜라고도 하지를 말며
때론 삶의 무게가 짓눌러와도
그대와 내가 살아온 날들과
살아갈 날들에
그저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기억해두자
그리고 먼 훗날
다시 만나는 날에는
그저 지난 일들에서 조각난 퍼즐이
다시 새롭게 맞취지더라도
먼지가 되어 남으리
2019.3.15 바람의 언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