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Mar 17. 2019

먼지가 되어 떠나리

- 먼지가 되어 만나리

먼지가 되어 떠나리

- 먼지가 되어 만나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와 나

먼지가 되어 떠나리

쌀 한 톨에 의미도 두지 말며

저 창공에 날아오르는

영혼 없는 새들에게

지나는 마음에 사연도 두지 말며

떠나가는 부둣가에

다시 찾아올 거라는 미련도 두지 말며

어느 3월에  눈이 내려

갑자기 녹아드는 이유에 대해서도

논하지를 말자


그대와 나

먼지가 되어 만나리

사랑과 인연과 이별에 대해서도

왜라고도 하지를 말며

때론 삶의 무게가 짓눌러와도

그대와 내가 살아온  날들과

살아갈 날들에

그저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기억해두자

그리고 먼 훗날

다시 만나는 날에는

그저 지난 일들에서 조각난 퍼즐이

다시 새롭게 맞취지더라도

먼지가 되어 남으리


2019.3.15 바람의 언덕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그래도 나에게도 떠나간 봄이 올 거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