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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19. 2019

풀 한 포기라도 사랑하자던

- 그대 마음은 어디로 떠나갔나

풀 한 포기라도 사랑하자던

- 그대 마음은 어디로 떠나갔나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풀 한 포기라도 사랑하면서 살자던

그대 마음 어디로 떠나갔나

쓰러져가는 고목나무에 기대기도 버거운 채

내 어깨에 쓰려져도 괜찮아하였던 


그대 마음 저 하늘 두둥실 구름이 되어 떠났나

떠오르지 못할 해무리를 안고 살아가야만 하고

주섬주섬 주워 든 백사장의 추억을 그리워하였나


더 이상 넘어지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굳고 굳은 맹세에 일언지하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마음이

지옥의 맹세에 갇혀 돌변하고 말았다


버팀목을 대어준다는 그대 옛말만 무성해

약속의 다짐을 받아놓고 돌아온다는 말만 허무해

떠나버린 아득한 마음을 주체할 겨를도 없이

빙산의 일각에 새겨둔 마음만 시리고 아프다


그렇게 기약 없는

언약의 맹세를 다짐했건만

달 기우는 잔에 비친

그대 얼굴 잊으라 마시니


길 잃어 엄마 잃은  

강아지 찾아 떠나는 마음을 두었으니

그대 봄소식 한창일 때를 기억하오


아마도 그때의 마음이 내 청춘이 지나가고

꽃피고 새우는 춘삼월을  

그토록 애 닿게 기다려왔었는지도 모르오


봄비 그치고 나면

낙화의 슬픔을 안겨주는

그때의 그 마음이 그대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라오


2019.3.19  덕수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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