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예감)
- 달무리(예고)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봄비는 그랬다
며칠 전 우연히 올려다본 하늘에
밤하늘 빛나는 별들에 달무리 치고
사랑의 억장 무너지듯 먹구름이 몰려와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거라
네 강심장도 불어온 봄바람에 이리저리
나무가 춤을 추듯
살랑이는 봄바람에 네 마음도 요동치고
불어온 봄바람 따라 사랑도 함께 떠나간다
남몰래 훔쳐가던 내 두 눈망울에서
봄비처럼 한 두 방울 눈물 맺혀 떨어지더니
금세 네 눈물의 비가(悲歌)처럼
왈칵 쏟아져 내려
소소한 마음이 아름다웠던 지난날들에 젖듯
화장기 없던 네 얼굴도 봄비에 얼룩이 져버리고
아픔 마음은 금세 소낙비 되어
네 얼룩진 자리까지 씻기어
새싹의 움이 트기 시작하였다
자연의 마음은 예고된 네 마음이었다
마음의 비는 그랬다
우리의 작은 연에 인연의 겁을 쌓으며
태(胎)를 태워 천지신명께 명을 곡하고
사랑의 감각에 복받쳤을 때
사랑의 감정은
끝없는 바다를 표류하는 마음이었고
사랑에 이성이 찾아왔을 때
마음은 늘 평화가 시작되는가 싶더니
이별의 마음을 곁에 두게 되었다
그대에게서 배운
섣부른 마음과
서투른 마음과
서두른 마음은
이별의 순간이 다가옴을 예감하였고
사랑은 더욱 뜨겁게 정점에 다다랐을 때
마음의 구멍 난 상처는
벙어리 냉가슴 앓이 하는
이별 나기 연습이 되어갔다
그대와 나
극에 달한 마음 또한 전부 불태워갔다
가끔은 식어버릴 줄 알아가던 마음도
잔정이 밥풀처럼 군더더기 마냥 붙어살더니
이별이 다가왔을 때
떠나가는 마음도 기다리는 마음도
또 다른 만남에
가슴 저민 사랑에 아파했다
너와 나의 사랑은 이토록
불규칙적인 이율배반의 사랑이었다
2019.3.18 둔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