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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04. 2019

사랑은 그렇게 또 떠나가는구나

- 인생도 그렇게 흘러가는구나

사랑은 그렇게 또 떠나가는구나

- 인생도 그렇게 흘러가는구나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 목소리 듣고 싶어요

멀리서도 들을 수 있으면

이 마음 두 귀 멀어도 괜찮아요


그대 앞에 서면

그동안 못다 한 말 많겠지만

간절히 말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백치 아다다의  마음이 되어가고 싶어요


그대 눈빛만 바라봐도 좋은 걸 어떡해요

마주 보고 사랑하고픈데

주체할 수 없는 이 마음을

두 눈멀어도

그대 내 곁에 늘 있어주기만 하면 돼요


그대 마음 하늘 같은 마음

그곳은 언제나

나와 그대만이 아는 요람의 무덤

그대 곁에 묻히어 

영원한 그대 느낌에 안식처가 되고 싶어요


그대 마음 바람 같은 마음

떠나간 사랑에

다시 찾지 않을

기약 없는 버림받을 약조란 걸

예전에는 미처 몰랐답니다


그대 떠난

광활한 메마른 마음에 바람을 불어주고

어느 깊은 산속 헤맨 하이에나처럼

길 잃은 나그네가 되어

바람 불어오는 그곳으로 떠나렵니다


그대 있을 거라

막연한 심정으로

쿨이 자욱한 안개 낀

숲길을 헤쳐갈 거예요


그대 마음 강물 같은 마음

옹달샘 흐르는 한 모금에 젖 셔져 오는

아련한 그리움에 촛농 떨구듯 

서서히 내 마음도 굳어가고 있어요


녹아 흐르는 내 눈물이

잠점 화석이 되어간 지 오래되어

그대 강물 되어 떠내려간

버려진 양심은

바다로 흘러 흘러

고기밥이 되어 흩어져 가고 있어요


그대 마음 엄마의 마음

그대 눈물 사랑단비 되어

대지를 젖셔오듯

메마른 사랑의 감정에 움이 트기 시작하고

그동안 못다 한 작은 파동의 동요는

사랑의 불꽃이 용암처럼 일어납니다


그대에게 다가서면

오랜 나의 침묵도 깨어나

그대와의 첫 정(情)  눈물짓고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며 남아서 살아가렵니다


그대 떠난 마음

식어가는 찻잔 속의 마음

그 마음을 외로이 바라보고 지켜보는 그대


나의 마음은 이미 심장이 꺼질 듯

영화 속 한 장면을 의식하듯 점점 멎어가지만

사랑앓이는 그리 되레 요동치면서

다시 작은 파고가 일어

큰 파도를 준비하고 있어요


구멍 난 나무에 스치는 봄바람도

멍하니 빈 하늘만 우두커니 바라보는

피어날 찔레꽃 사랑을 염두에 둔 것은 아녔어요


어쩌면

가시나무 새의 전설을 가슴에 품은

울어도 눈물짓지 못하고

그대 찾을 길 없는 꿈속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몽유병 환자처럼 늘 의식하지 못한 채

사랑의 방랑자가 되어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2019.4.2 둔치 & ktx 산천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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