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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26. 2019

봄의 포심(春包心)

- 여심(餘心)

만종역에서

지는 마음

- 떠나가는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지금의 지는 꽃이

다음 생을 기약하는 마음일까


다음 생을 준비하기 위한

으로 다가오는 마음일까


그렇못하여

이승에 생을 마감하고

다음 생에 못 태어날

씨앗의 마음을 두려함일까


봄의 포심은

대지의 어머니라서


너의 마지막 불꽃은

새로운 삶의 진행 중이라서


지는 마음 앞에 떠나는 마음이 

다음 생에 다가가기 위한

머무는 마음에

여심餘心된 마음이 있어서다







봄의 포심(包心)

- 여심(餘心)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진달래꽃 선홍빛 마음을

고이 간직할 사이 없이

나에게서 봄이 떠나갈 준비를 한다


그 뒤에

콧잔등을 에워싼

많이 오고 가는 사람들의 향기가

그대들인가 싶어

이내 봄바람이 불어

향기를 맡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그 향기도 떠나갔다

그렇게 봄은

내 마음 잔잔하게

여울지게 운율만 띄워놓고

떠나갈 채비를 한다


봄의 포심 

모든 것을 포용할 듯 하지만

금세 내 곁에 토라져 떠나갔다


대신해서

라일락 꽃향기가 곳간을 채운다

따뜻한 냄새가 난다


그대에게서  냄새가 득해

봄의 마음 앞에 서면

누구나 봄의 포심이 되어간다


지금 내리는 봄비에

서먹히 울먹이는 마음 적셔줘

우산 없이 봄비 맞으며 떨어지는 것이

네 눈물의 꽃이 된다


2019.4.24 라일락  꽃 피어나는 덕수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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