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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y 07. 2019

걷노라면

-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

걷노라면

-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걷노라면

지쳐서 잊힐 날 있을게다

억지로 잊히지 않으니

 몸뚱

흔들흔들 느적대는 

불어오는 갈대에 맡겨 쓰러져야 할 게다

그래야 너에 대한 오해에

간절함이 묻어나

피를 토하고

땅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유혹의 뿌리를 거둘 수 있다

누워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길 때

비로소 너에 대한

먼지 한 톨의 의미를 되새김질할 있을게

그리고 지나는 바람쓰러져

몰골이 되어가고 

흩트려진 머릿결이

내 콧잔등을 괴롭힐 때

 번쯤 너에 대한 믿음이

나에 대한 신뢰로 다시 돌아와할 게다

처절하게 처량히 떠도는 신세가 되어야 한다

 온몸에 배어 나오는 꿀보다 더 담대한

땀을 모조리 씻어낼 수 있는 상태여야

너를 비로소 이해할 테니까 말이다

2019.5.6 매봉산 가는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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