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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y 09. 2019

어제 생각

- 오늘 생각

어제 생각

- 오늘 생각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생각이 안 난다

머리를 찌어 짜야한다

아니다

달려야 한다

고르기도 없이

달려왔건만

고작 생각나는 것이

 앞에 펼쳐진 하얀 바다

그리고 아지랑이 물결이 출렁거린다

이 나이에 치매가 오지 말아야 한다

문득문득 떠오르다 마는

그래 그것이었다

생각이 안 날 수밖에

그렇게 난 멍충이었던가

바로 옆에 있는 것도 모르고

그토록 찾아 헤매기만 했었지

이건 비밀이다

나 이외에 그 누구도 알아서는 더욱 안된다

쉬이

조용히

뒤도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 뒤 따라 쫒아와도

행여 그것이 나를 덮쳐

다시 생각이 나지 않더라도 말이다

조금씩 조금씩 열어보자

개봉박두 D 데이 하루 전

드디어 다음 날이다

너무 일찍 나와버렸나

동이 트는 것을 잊어버린 것이다

낮이 바뀌고 밤이 돌아

또다시 낮이 되어 밤이 되었다

25시가 흐른 뒤

나는 그동안 꿈속을 허우적대고

헤매었던 것이다

꿈이 현실이 되었던 것처럼

그래 호흡이 평행선을 달리지 않아도 된다

나를 덮친 어제 생각이

오늘 생각에 일장춘몽이었다


너도 나처럼

나도 너처럼

어제 생각이 생시인들 어떠하며

오늘 생각이 꿈인들 어떠하랴

나의 지난날들은 모두 25시에 갇혀버렸다

지금의 의식은 

모든 생각에서 깨어난 순간이며

그 위에 너와 내가 있다


2019.5.9 새벽을 깨우는 만종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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