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
외출(일곱 번째 파도)
- 바다
詩. 갈대의 철학
바다에 갔었다
쓰려진 마음을 쓸어 담을 수 있는
저 물결치는 성난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일곱 번째 파도가 들어 올 채비를 한다
그들의 상대는 늘 상 풍랑을 넘나드는 일곱 개의 파도이다
첫 번째 파도는 제 물살에 못 이겨
지쳐 쓰러진다
두 번째 파도는 중간의 갯바위에 부딪혀 쓰러지고
세 번째 파도는 서로 앞 질러 가려다
제 살갗에 부딪히고 만다
네 번째 파도는 제법 거칠게 다가온다.
무엇에 뿔났는지 앞뒤 좌우 살필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냅다 달린다
제어가 안되는지 동분서주하다
제 풀에 넘어지고 만다
다섯 번째 파도는 양반이다.
세상의 거침도
세상의 부드러움도
세상의 흐느낌도 달관하듯이
그렇게 세월아 내 월아 하며 오다가
지쳐서 사라진다
여섯 번째 파도는 경쟁이 치열하다
앞 서거니 뒷 서거니 하면서 마의 동풍을
가로지르듯이 쏜살같이 내 달린다
그래도 주변을 의식하듯 서로의 경쟁에 공정심이 강하다
여섯 번째 파도가 마지막 일곱 번째 파도를 넘나들지 못한다
그것의 앞에 성나지도 그렇다고 모든 파도가
앞서서 행하였던 것에 비할 데가 안되지만
바람의 역습으로 함몰하여 침몰되고 만다
스스로를 왕의 군립과 권좌에 놓인
일곱 번째 파도는 마치 세상을 호령하듯
위엄과 파괴력을 가지고
남아있는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하여
더욱더 빠르게 그리고 힘차게
더욱더 높게 갈매기들을 집어삼키듯이
더욱더 넓게 안전한 착지를 위하여
더욱더 깊게 뿌리내려 일보의 후퇴도 없이
더욱더 길게 끝없는 생명력을 지니듯이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이러한 모든 것을 훌륭하게 갖췄지만
스스로를 포기한다
수평선의 끝을 보였지만,
그 앞에 숨 쉬는 대 자연과 대지의 지평선 끝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였다
어느 누구 하나 손 내미는 이 없이
지금의 이 시간과 이 공간이 가져다주는
시계 영역의 벽에 부딪히며 부서지는
그저 한낱 파도라는 이름 모를 포말 되어 사라진다는 것을
20156.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