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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n 18. 2019

바둑판 위에 사람들

- 개미 인생

바둑판 위에 사람들

- 개미 인생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바둑판 위에 사람들

장기 둘까

체스 둘까


일정 시간 지난 자동 타이머에

우르르 

주르륵

촤르르

우후죽순 막혔던 배관 틀어대자

정해진 출구에

한꺼번에 밀려온 물줄기는

곳곳의 파이브에 물이 새듯이 새어 나오네


한걸음 두 걸음 

달음박질에 쉬어 넘다 보니

어느새

저번 달빛에 드리워진

네 모습에

빛나던 별 하나


 하늘에 걸쳐있을까 하여

그냥 멍하니 올려다본 하늘에

목마른 어린 사슴 

옹달샘에 목축이며 기다리고


밤하늘에 별을 따다 줄까 하여

무심코 고개 들어 쳐다본 하늘

총총히 뛰어오르는 발걸음 새에

저 별 따다  동무에게 줄 테다


에헤데 헤아 내 동무야

이리저리 동분서주하지 마라

네 모습 바라보는 내 마음이

바둑판 위체스의  수가 될는지

언제나 의 몫이 되어갈지 모른다


보통 시간 때가 되어

띄엄띄엄 널뛰듯

잠시 여유를 부리다가도


째깍째깍

시계 소리 아득하기만 한데

돌아올  모른다던

오지 말았어야 했던 그님은

의기양양해서

개선장군이 되어 다시 돌아오네


모습에

사시사철 변함없이

눈 내리고 비바람이 몰아쳐


아침이면 뛰어서 들어가고

점심때면 걸어서 나오고

저녁때면 걷고 뛰고를 늘 밥먹듯이 하지만


국방부 시계가

모두 그러할까 하는 기우는 마음 새도

때가 다가오면

언제나 그러하듯이

네 모습은

개미 열이 되어 줄지어 떠나가네


그대의 토굴은 이곳이련가

그대들의 소굴이 저곳이 되련 가


점점 개미굴이 되어가더라도

때론 좋다가도

행여 싫다가도 하지만


그네들이 만들어낸 해학적인 풍자에 

여왕이 집을 지키면

갈길로 접어들다가 일꾼이 되어가고

여왕이 없으면

뿔뿔이 흩어졌다

어디론가 홀연히 연기처럼 사라진다


2019.6.14 을지로 & 청계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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