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하늘

- 새들이 지난 자리

by 갈대의 철학

하늘

- 새들이 지난 자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하늘을

둥글게 바라보는 마음을 열게 하였다


새들이 지난 자리에

어느 한 곳을 바라볼 때에는

어디가 내 마음이고

어디가 내 자리 인지를

들통난 네 마음인 것처럼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도

예견할 수 없고 둘 곳이 아닌지라

하늘에

내 마음에 한 점을 찍어두었다


새들이 떠난 자리에

내 마음 감추지 못해

두 눈 감지 못할세라


오히려

그곳에 내 마음의 초상화에

한 점을 또다시 그려놓았다


훗날 다시 이 자리에 섰을 때에

그곳에 있을 듯한 마음들을

불러 모아

길 떠난 길손들의

마음들을 위로하기로 하였다


찾아 나선 마음에

헤매던 마음을 노래하고

지나온 마음들에

작은 배려의 시작이

바로 오늘이 되었다


2019.10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