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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ug 29. 2019

이름 없는 이름이여

- 산산이 부서져다오

이름 없는 이름이여

- 산산이 부서져다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산산이 부서져라

빛나던 거룩한 이름이여

깊은 바다 심해에

깊숙이 잠자고 있는 네 마음은

뇌동의 파장에 분할되어 쪼개져야 한다

그렇지 아니한 네 마음은

거센 비바람에 

우레 치는 번개가 치고

번쩍이는 태양의 

빛나는 칼날을 맞이하더라도

 마음은 꿈쩍도 하지 않으리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갈갈 히 찢어진 마음이여

 눈물 쥐어짜도

흐르지 않을 마음이여

나는 기어코  눈물을 치리라

네 절규의 목심 줄에 핏대가 어리고

나는 너를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기억을 할 수 있는 한계

기억할 수 없는 한계까지

그 치마의 둘레에 메인 몸이여

기억하라 그리고 머물려라

네 이상의 꿈이 한낱

저 허공의 하늘에 잠식되더라도

살아온 날 보다

다시 살아갈 날을 이해하려 해서는 안된다

기억의 마음을 떠나보내지 아니하는 한

네 마음은 영원히 성터에 둘러싸인

미완성의 마음으로 도래할지도 모른다


2019.2.20 삿포로 도야호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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