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Sep 09. 2019

새벽기차

- 미온(未穩)과 미궁(迷宮)

새벽기차

- 미온(未穩)과 미궁(迷宮)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어둠을 뚫고서

태양을 향해 달려다오

덜커덩 소리놀라 깨어난 너는

날아오르는 저 철새의 기상과

저 하늘 끝없이 날아가는 담대의 위용만이

비단,

기적 소리에만 묻혀 떠나지 않았음이다




새벽을 일찍 깨우고

자식 자는 모습 돌볼 새도 없이 

여명을 나서는 마음은

옛 아버지의

자상하신 마음으로 다가서게 니다 


일찍이 새벽을 보채고

서두르며 떠나보내는 마음은

어머니의 

인자하신 마음으로 회귀되어 갑니다


나는 무엇 하나

지난날을 돌아볼 여력 없이

새벽길 첫 기적 울리기 전에


그리운 아버지 모습

보고픈 어머니 생각에

진자리 마른자리 갈을 새도 없이

떠나오며 만들게 되었던 것이

늘 그분의 그 자리의 마음이

항상 한결같은 마음이 있어서였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참새가 제 아무리 먹이를 

쪼아 물어 온다 하여

한 아이를 깨우고

배고픔에 홀로 먹일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한참을 꿈나라에 있을

강아지 품속인 것에

제 자식을 모두 깨워 먹일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아버지 어머니처럼

그렇게 고양이 목숨처럼 소중히 하며

모질게 생명을 이어가는

삶에 소중함의 고귀함을 배우면서


진정으로 하늘을 우러러야 보아야

명을 다할 줄 아는 미덕을

나는 예전에도 익히 몰랐었습니다


어린 마음을 두고 떠나왔기에

여린 마음을 심고 태어났기에


옛 어머니 아버지의 말씀대로

삽다리 총각이라 부르고

세상에 태어나 한 번도

울어본 적 없던 마음을 염려하시고

삼신할미께 공을 드려 업을 하시어

태를 얻으셨고

그 마음이 삼천배에 이르려

업보의 미생에서 벗어났음을 아셨으니까요


기차  떠나고

기적소리 멀어질라치면

옛 뱃속에 감춰둔 미온의 마음에

미궁에 나한의 마음을 낳으실 


그때가 아마도

이제는 그분들과 작별을 고하는 

마음이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머물면

아스라이 기적소리에 잊히지 않는

아련히 멀리서 추억이 회자되어

다시 떠나올지도 모릅니다


2019.9.9  만종역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