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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14. 2019

악마의 눈

- 악마의 숲

악마의 

- 악마의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나를 바라보는 당신은

악마의 눈동자

당신의 하늘은 부끄럽지 않은 존재


민낯의 살가움 네주고 

찡그린 굴에

당신의 입술은 달콤함을 말하고

아무렇아니한 듯이 웃음 건네주는


모든 것을 포용하고 있는 것처럼

마음 잊힌 지 오래되고

저 하늘에 떠있는

빛나는 태양도 잠식하며

당신의 은 이면에 드리워진

날카로운 이빨의 존재가 되어간다


당신에 비해 나는

한점 부끄러움 없기를 소원하고

차마  부시어

가볍게 올려다볼 수 없는

존재의 무력감이 될지라도


더 이가지지 못해 되돌리고 마는

자아의 무상을 쫓고

하얀 들판을 누비는 

늑대처럼 변해간다


잠시 뒤

바람 불어오는 구름 사이에

당신 모습 간간히 비친 

햇살 너머에 있을

실루엣의 한 자락에 감춰진

악마의 늪을 지나


하늘에 떠돌다 

맴돌다 제자리에 서는 

천구의 눈동자에

밝게 웃는 햇살을 저울질한다


당신은 밤하늘 바라보고

아무 거리낌 없이

하늘을 올려다볼 수가 있었지만


밤하늘 바라보며

한점 먼지가

되기바라보았지만


밤하늘 몰래한 사랑에

잠시 뒤 새침데기 가을바람 불어와

그동안 감춰둔 사랑

몰래 간직한 우리들 숨은 이야기는

악마의 숲으로 들어간다


한 밤 정시가 되면

교회 종소리 울려 퍼지고

잠에서 깨어나 어둠을 거두고 지키는

배회하다 떠돌다 지쳐가는 이의

떠난 자의 몫으로 남으리


기어코

밤하늘 밝게 떠있는 

저 달에 들키고 말았으니


이내 달빛이 그을린 

당신 모습을 바라보지 못해

차마 눈을 찔끔 감았어야 하는

순간의 위선자가 되어도


고요한 달빛에 비친 당신 모습에 

흡사 악마의  눈은

나자르가 되어가길 원한다


2019.10.13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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