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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따라 흘러가버린 사랑

- 낙엽 따라 흘러들어온 사랑

by 갈대의 철학
2019.10.23 깊어가는 둔치에서

낙엽 따라 흘러가버린 사랑

- 낙엽 따라 흘러들어온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낙엽 따라 흘러가버린 사랑

그 사랑 따라

다른 사랑이 울지를 못했다

하늘이 천지개벽처럼 열리고

땅이 천지개벽이 되어 꺼질 거라 했었지

낙엽 따라 흘러들어온 사랑이 되었다

사랑을 버리고 가버린 사랑 앞에

다른 사랑이 찾아온들

무슨 소용이냐고 물었었지

그러나 계절이 바뀌고

또다시 다시 찾은 가을이 되었다

그 가을은 나의 계절이 아니다

찾아오지 말았어야 하는 계절이다

그대 떠나 지난 후 다시 찾아오는 가을이

내게는 아픔을 주지 않을 거라 여기며

너를 잊기에 충분하리라 생각하였지만

그 기다린 세월의 끝은

늘 이별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는

새로운 활 춤 시위가 되어가는 계절이 되어간다

이제는 낙엽 따라 흘러간 사랑 앞에

이별은 단지 떨어지는 낙엽을

받쳐 드는 그대의 손 끝에서 나부낀다

이 가을 마지막 몸부림에 대한

가을바람에 고요한 이들을 깨우지 않는

소리 없이 절규하는 이유가 되어갈지라도

낙엽 따라 흘러들어온 사랑 앞에

나의 사랑은

작은 감미로운 바람에도 떨구고

마지막 잎새에 떨어져 버린 사랑이 아닌

기다림이 그리움이 되어가는 사랑이다


2019.10.24 만추를 기다리는 마음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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