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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남과 만남 그리고 설렘

- 만남은 떠남을 기억하지 않아도 좋다

by 갈대의 철학

떠남과 만남 그리고 설렘

- 만남은 떠남을 기억하지 않아도 좋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떠남은 만남을 기약하지 않아도 좋아라

떠나는 마음의 설렘이 오더라도

아름다운 기다림을 낳지 않아도 좋고

그러한 것들은 단지

이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안개와 같은 거

기다릴 수 없는 만남이 우연이어도 좋고

그러면 그것에 단지

희망이라는 미련을 떨칠 수가 있어서 좋아라


이 가을을 보내며 떠나가고

이 가을을 잊으며 다시 떠나보낸다

이 가을에 너를 떠나보내지 않는 한

이 가을에 그리움을 더한

만추의 성숙됨을 알지를 못한다


가을에 더 가까이 가기 전에

너에 대한 의미의 부여를 남기지 말며

그저 떨어지는 낙엽 인양

너에 대한 그리움이 퇴색되는 것만이

가을이 추억되고

이 가을을 기억되게 한다


2019.10.26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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