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 우리 못다 한 사랑을 여기서 나누자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마음들

가을엔

- 우리 못다 한 사랑을 여기서 나누자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엔 가을바람 불어 주어

떠난 그 사람

이제는 갈잎 낙엽 한 장이 떨어져도

그리움을 말할 수 있다고 떠난 사람

이제는 빨간 단풍 한 장에도

지나온 사랑을 덮을 수 있다는 사람

지금은 그 한 사람을 위해

찾아온 한 사랑에

가을에 떠나간 님 소식 전해주는 바람은

이 가을에

가을바람 따라 떠나온 구름은 말하려 하네

너는 못 잊어 말 못 하는

그리움 달래주려 떠나온 바람이라고

이제는 흐트러지게 피어나고

어느 봄 자락

개망초꽃 흐드러져 피어난

안갯속 헤매어 저며오는 마음을

만추를 기다리는 마음을 그대는 알까

바람에 우수수 낙엽 따라

네 마음도 날아갈 때

나는 이 가을에 기다림을 말할 수 있을까

불어오는 네 마음에 고향을 말하고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것이

비단

내 안에 너를 안긴

내 마음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었네

가을에 불어오는 바람은

님 그리워 기다리는 바람

가을 낙엽 우수수 떨어져 가고

하나 둘 멀어져 가는 마음 이 아닌

가을바람 휘날리는 네 머릿결 따라

내 마음도 이리저리 춤을 출 때

우리 못다 한 사랑을 여기서 나누자

2019.11.3 어느 가을 떨어지는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