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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04. 2019

낙엽 모두 떨어지고 나면

- 내 마음은 어디로 떠나갈까

경청은,

인간관계의  최고의 무기이자 경쟁자이지만,

경청에 대한 신뢰의 진위여부는

시간이 지난 뒤에 다가오는 두려움이 되어간다


                                                               - 갈대의 철학 -  

달래와의 하루

낙엽 모두 떨어지고 나면

- 내 마음은 어디로 떠나갈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낙엽 모두 떨어지고 나면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만 할까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내 마음을 이렇게 송두리째 빼앗

가는 길에 물어

뒤돌아 보게 하는 것일


단지,

잠시 그대를 만나

시간의 끝에서 방황하는

그대 유혹의 뿌리는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천진난만하게 들판을 노닐다

네 사랑이 전부인 줄 알고 따라다니는

그대 마음은 늘 달래의 마음을 지녔다


달래야 너는 좋겠구나

너는 잠시 뛰어다니더라도

그렇게 발랄하게

나를 오기만을 기다려주니 말이다


멀리서 들려오는

"부르릉" "빵빵"하는 자동차 소리에

두귀 쫑긋하며

들릴  말듯이 하는 내 목소리에

이리저리 목줄이 끊어질세라 끌어당기고


동네방네 방방 뛰며

떠나갈세라 컹컹 짖을

이 사람이 그 사랑인 줄 알고

가까이 다가서니

너는 마치 하늘에서 태어나

봄에 피어난

한 떨기 진달래가 되어있었다


이 세상에

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단 하나의 사랑

그 사랑에 보답코자

너를 맞이하려 왔다네


 마음을 위로해주고 

세속에 늘 매인 몸이 되더라도

싫어하는 기색 없이

어쩌다 너를 볼 의향에 잠시 들리면

연신 반갑다고 꼬리 흔드는 것이


내 앞에서

등짝에서도

펄쩍펄쩍 어오르며 

내 볼에 키스를 해주었지


그 짧은 시간이 오히려 내겐 

천년을 살아온

은행나무 침대의 숨결보다

그리 인연이 깊지도 않은 탓을 하면서 

너를 대하며 바라때는


어느새 그대 마음은 

가을바람 불어오는 초저녁에

어슴프레 떠오른

초승달의 마음을 품고 있었다


달래야 사랑해

2049.10.26  김장하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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