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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Dec 21. 2019

질풍(疾風)의 언덕

- 그리움의 언덕

질풍(疾風)의 언덕        

- 그리움의 언덕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오늘은

아침 이슬이 내리지 않았다

그리움의 언덕에선 

바람보다 더 거센 바람이 인다


이 바람 따라

훌쩍

어디론가 떠나가고 싶다


기다림의 언덕

나는 이 언덕을 바람의 언덕이 아닌

질풍의 언덕이라 부른다


항상 그 자리에 서면

잔잔하게 불어오던 바람이

마치 성난 파도처럼

그렇게 끊임없이

내달리기 때문이거니와,


어쩌다 잊힐세라

두 팔 활짝 벌려

더욱더 그들을 포용하려 한다


지금 동녘에

해가 둥그렇게 떠올랐다

두 잔의 커피 한잔은

너의 해를 맞이하는 것과

또 한잔은

지는 달을 맞이한다


아직도 머물지 않은 곳에선

또 다른 낯선 곳을 향해

다시 떠오르며  피고 지는 것이


비단,

이 길을 지나가고 따라 나선 것이

네가 거기에 서서

바람에 불어오는 방향이

내가 너를 부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의 흔적이 되어간다


2009.12.16 치악산 향로봉 가는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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