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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Feb 14. 2020

닿은 마음

- 닳은 마음

닿은 마음

- 닳은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계곡길 따라가다

조약돌 굴러 굴러

널브러진  세상길에

인연 되어 만난다면


산 밑에 내려진 돌에

내 마음 전하고

시냇가에 발 담그다

까칠해진 내 발바닥에 놓여 그려진

피어난 꽃등심 하나


머나먼

 만나려 왔었겠냐마는

오랜 시간 널 기억하라

떠나온 것도  아닐진대


하물며

떠나온 마음이

떠내려간 마음에

비할 데가 있으랴


그렇게 찾아왔어도

거친 물살에 기댄 채

의미를 부여했던 너


그래도

너 떠나온 닳은 마음보다

내 스쳐지나 닿은 마음이

더 헤이고 아프다


2020.2.14  정지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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