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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Feb 19. 2020

겨울이 떠나가네(오대산 상왕봉 가는 길에서)

- 겨울이 떨어지네

겨울이 떠나가네(오대산 상왕봉 가는 길에서)

- 겨울이 떨어지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겨울이 떠나가기 싫은가 봅니다

그래도 겨울은 떠나갑니다

붙잡지 않아도

붙들려고 하여도

봄을 기다리는 마음 앞에서는

그 긴 겨울에 버터 왔던 

순수한 마음도

작은 햇살에

소멸되어 무너져버렸습니다

새로운 마음 일듯이

그렇게 겨울은 조용히 소리 없이

불어오는 바람의 외면을

어찌할 수 없었는가 봅니다
사람의 인연도 그러한가 봐요
인연이 닿지 아니하면

억지로라도 연이 다가오겠지만

스스로 포기하고

놓아주는 미덕도 살아가면서

아름다운 삶이 되지 않나 합니다
벌써 마음에서 봄을 맞이하고

봄바람이 살랑살랑 이는 것이
오늘이 우수여서  

더욱 아닐 거라 여기렵니다
그렇게 알게 모르게  

우리 곁에 봄이 오는 소리는

고양이 발걸음보다 더 살갑게

그대 곁으로 행진하고 옵니다


오대산 상왕봉 가는길에서

2020.2.16  오대산 상왕봉을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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