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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14. 2020

업둥이

- 늦둥이

업둥이

- 늦둥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여보시게나

살아온 인생에 두쪽 손으로

노 저어 가면 말일세

이것 하나만은 알아주시게나

한 손에는 자네의 손으로 저어주고

다른 한쪽 손은

나의 빈손으로 저어줄 걸세

그대가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의 손으로

노 저어 가면 말일세

또 이것 나만은 기억해두게

그대 한쪽 발에 이제껏 걸어온

발자취를 기억하고

나의 한쪽 발에는

그대가 걸어가야 할 길에 등불이

되어줄 걸세

땅을 디디며 걸어갈 때는

우리는

하얀 백사장 위를 걷는 마음을

하늘을 바라볼 때는

늘 한쪽 가슴에는

푸르름을 간직하지 않았나 말일세

친구여 들어보시게나

날 좀 바라보시게나

세월을 이기려거든

가지고 가려던 것을

모두 내려놓으면 어떻겠나 싶네

세월을 탓하고 싶으면

그대 등에 업둥이 마냥 하고

그 시절을 추억싶으면

신념에는 잠기지는 마시게나

그것이 그대가 걸어가야 할

늦둥이가 탄생할 줄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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