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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l 31. 2020

갈 곳 잃은 집 잃은 여치야

- 네 울음소리는 석양에 묻힌다

갈 곳 잃은 집 잃은 여치야
- 네 울음소리는 석양에 묻힌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한 여름 마다하고
어찌하여
지는 석양과
달 떠오르는 마음을 사이에 두고
떠나지 못하려무나

그 여름날
나의 뜨거운 열정이
애써 못 미더워서 그러는지

아님
아직도
겨울 채비에 맞서질 못하는

가을의 잔 정들이 많이 남아
그리워서
떠남을 못내 아쉬워하는
마음 때문이련지

낙엽은 떨어지며
아침 찬 이슬에 녹아내리는
너의 불어내는 뜨거운 입김도

지금의
내 곁에 머물다 가버린
한 떨기 꽃잎의 사랑도

일찍 저무는 저 햇살에
지난 날들 앞에서의
그리움들을
외면해도 되지 않으련

지는 석양을 등에 지고
동쪽 하늘엔
너의 마음을 반갑게 맞이 해줄
찾아오는 이 없어도

하나 가득
소원 빌어 마지않는
둥근 저 달을 보면서

내 님 인양
착각하며 달래가는
또 다른
화사한 웃음을 맞이하고 싶구나.

석양을 바라보는 마음 앞에서...


기린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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